커튼을 걷자 신선한 하늘이 나를 반겨준다. 어라 아침 하늘에 삼겹살이 생겼네. 게다가 눈부신 오돌뼈까지! 기가 막히게 손질이 잘 되어 있는데 전혀 기름져 보이지 않으니 이 또한 신기하다. 이렇게 많은 양이면 굶는 이 하나 없이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아이 어렸을 적에 읽었던 <하늘은 왜 멀어졌을까>라는 나이지리아의 동화가 생각났다. 원래 하늘은 우리의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었단다. 꼭 필요할 때 조금씩 따 먹으라고 말이다. 낮에는 낮의 맛을 보고 밤에는 밤의 맛을 느끼라고 신이 인간에게 베풀어 준 은혜이자 선물이었다. 근데 먹고 또 먹고 아무 때나 지나치게 따 먹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신이 크게 노해 손이 닿지 못할 정도로 하늘이 멀어졌다는 내용이다. 다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부터 하늘은 우리가 바라만 볼 수 있는 대상이 되었나 보다.
수 천 년이 지난 지금 하늘의 노여움이 가신 걸까? 아님 열심히 일해도 고물가로 허덕이는 우리네 사람들에게 희망의 삼겹살을 선물로 주시고 싶었던 걸까? 요즘은 삼겹살도 비싸긴 하지만... 희로애락이 배어있는 삼겹살은 소주와 더불어 우리의 삶이니까. 난 후자로 생각하련다. 그것도 이불속에서 비집고 일어나기 힘든 겨울날 아침에 깜짝 선물로 말이다.
오늘따라 일렬로 늘어선 차분한 구름 덕에 오늘따라 빛나는 햇님 덕에 눈부신 오돌뼈와 찬란한 삼겹살을 맛봤으니~ 이 아침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