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문화 혁신 크리에이터_소통하고, 배우기 위해서 씁니다
조직문화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에서 조직문화를 스타트업처럼 바꾸겠다는 혁신안이 발표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요. 습관적 야근 관행 개선, 보고체계 단순화 등이 그 방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를 스타트업처럼 바꾼다는 것은 무슨 얘기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하나를 꼽자면 `수평적 문화´ 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수직적인 조직 문화가 아닌 수평적 문화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평적 문화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 것을 적어볼까 합니다. 사실 수평적 문화라고 하면 좀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수직적이라는 것의 반대인 것은 알겠는데. 어떤 것이 수평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수평적인 문화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은 `결정권´ 에 대한 인식인 것 같습니다. 결정권을 나누는 것은 수평적인 것일까요?
제 생각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정권은 기본적으로 일을 법적으로 또는 윤리, 도덕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결정권을 직원에게 분배한다는 발상은 수평적인 것과는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니까요.
그러면 회사 조직이란 어쩔 수 없이 누군가가 결정하고 다른 누군가는 따라야 하는 환경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 속에서 수평적인 문화는 어떤 방식으로 기능하게 되는 것일까요?
수평적인 문화의 본질은
`모든 사람의 의견이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는 환경 ´을 만드는 것
저는 수평적인 문화의 본질은 `모든 사람의 의견이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는 환경 ´을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직적인 문화에서는 의견이 일방향으로만 흐릅니다. 그러나 수평적인 문화에서는 의견이 자유롭게 조직 안에 흘러 다닙니다.
야근 관행을 개선하는 것, 새로운 보고 문화를 정착하는 것 등은 모두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의견이 자유롭게 표출되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수평적 문화를 가진 조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직급을 없애고 영어 호칭을 부르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의견 표출이 가능한 창구가 없다면 제도의 취지가 잘 달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므로 수평적 문화의 기본은 모든 사람에게 발언권을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단계입니다.
수평적 문화는 '개인의 의견 표출에 대한 배려 장치'가 조직 내에 얼마나 '시스템화' 되어있는지에 좌우됩니다. 모든 상황에서 자기의 의견을 표출할 만큼 모두가 충분히 용감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수평적 문화를 가진 조직에서는 무기명 투표, 설문조사 등 여러 가지 시스템을 통해 구성원의 원활한 의견 표출을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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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대에서는 부하라도 상관의 명령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하고 논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또 실제로 그렇게 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실전에 투입된 현장 지휘관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본래 더불어 논쟁하고 토론하는 하부르타 문화가 발달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좀 심하게 말하자면 상관의 의견이 매우 어리석다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여러분은 회사 대표의 의견이 잘못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실 수 있나요? 그럴 수 있다면 상당히 수평적인 조직문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결정권은 책임을 지는 사람에게 있지만 수평적인 문화를 가진 조직에서는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이것은 서로를 동등하게 여기고 토론의 과정까지도 의미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모든 회사들이 점점 수평적 문화로 조직문화를 만들어간다면 이제는 서로 잘 표현하고 많은 의견들 사이에서 좋은 결론을 도출하는 지혜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