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인해 뉴스면은 심심할 틈이 없다. 관련된 기사를 보면 백신에 대한 일반인의 감정은 참으로 복잡다단하다. 백신을 제때 확보 못한 것을 질책하는 사설을 보면 백신을 너무너무 맞고 싶은데 백신이 없는 상황인것도 같도 백신의 중대 부작용 사례를 띄우는 기사를 보면 백신은 천하에 몹쓸 약이고 건강한 사람은 괜히 맞았다가 큰일 날것 같기도 하다.
사람잡는 백신
현재까지 투여된 코로나 백신은 채 500만 도즈가 못 된다. 그 중 대부분이 1차접종이고 2차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25% 정도다. 이들 전체에서 백신과 관련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한 수는 총140명, 중증 합병증 발생은 690건으로 집계되었다.(5월19일까지 상황) 접종받은 사람을 분모로 놓고 계산을 해보면 10만명당 2.92, 거의 3명이 코로나백신때문에 죽었다는 얘기다. 이게 많은것 같기도하고 적은것 같기도 하니 다른 수치와 비교해서 보아야 감이 올것 같다.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맞는 백신이니 백신을 안맞아서 코로나로 죽는 사람 수와 비교하는것이 가장 와닿을 것이다. 5천만 대한민국 국민 중에 코로나 누적확진자는 현재까지 13만명이다. 코로나에 걸린 비율을 10만명당 25명, 이들 중 사망자 비율이 1.43%이므로 인구 10만명당 3.68명이 죽었다고 할 수 있다.
어랏, 가만히 있다가 코로나 걸려도 10만명당 약 3명 죽는데 코로나 안 걸릴려고 백신 맞았다가 그만큼 죽는다니...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들이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 코로나 걸린다고 죽을 가능성은 실제로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마스크쓰는게 불편해도 딱히 사는데 불편하지 않은데 괜히 백신맞겠다고 손들었다가 재수없으면 10만명 중 3명에 당첨되는 수가 있다. 숫자만 봐서는 이거 완전 손해보는 장사.
누가 백신으로 죽을지 예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건 러시안 룰렛 게임이 연상된다. 마치 10만개 슬롯의 탄창에 총알 세개를 장전해 마구잡이로 쏘아 되는 상황과 백신사망이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10만명당 세 명씩 머리에 총맞는 러시안 룰렛
백신으로 인한 효과는 그다지 모르겠는데 까딱 잘못하면 죽음이 당첨되는 노름판에 들어갈 이유가 있을까?
아무리 봐도 백신맞는게 손해되는 짓인거 같지만 너무 일방적인 계산으로 백신을 코너로 몰아친 면도 있으니 백신의 변명도 들어보아야 겠다.
백신의 관찰자 효과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예로 들어보자. 삼만명가량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다실 임상실험(실험군, 대조군 모두 포함)에서 총 40건의 사망이 발생하였다. 이들 각각의 원인은 다양하였다. 폐동맥 색전증, 패혈증, 부정맥, 신부전, 뇌손상, 루프스(SLE) 심지어 백혈병, 자살, 총기사고도 원인으로 포함되어 있다. 실제 사망의 원인이 백신인 경우도 있겠지만 백신 접종이 우연히 사망전에 발생했을 뿐 사망과 백신과의 직접 연관을 짓기 어려운 사망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을 받은 338만명 중 2천584명(약 0.08%)이 보행장애,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중대 증상을 보였고 최소 186명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어 백신거부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일본 정부는 백신의 부작용을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하는 '심인성'(心因性) 반응이라고 1차 결론을 내놓았고 백신에 대한 공포 불안감이 너무 과도하게 띄워졌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일게 되었다.
인위적인 면역을 유발시키는 백신은 필연적으로 합병증을 일으킬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합병증의객관적기준이 없고 범위가 넓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을 집중할때 그 빈도가 높아진다. 특히 코로나백신의 합병증이 미디어에 크게 보도되어 일반인들은 두려움에 접종후 일어나는 모든 반응을 백신과 연관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들 모두 마음의 병이라 단정지으면 안되지만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 사망케이스에 분명 이 관찰자효과(observation effect)도 많이 섞여 있다고 봐야겠다.
백신은 약이 아니다.
백신은 감염성 유행병에 대해 개인 감염 위험을 낮춰주기위해 집단에 수동적으로 면역을 형성시킨다. 그런면에서 백신은 개인 건강의 증진이나 병의 치료를 목적으로하는 보약이 아니다. 소귀의 목적은 감염병에 다수가 면역을 획득함으로써 사망 혹은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백신으로 인위적인 면역이 형성되면서 몸이 겪는 부작용도 있다. 흔하게는 주사자리의 통증, 열감, 오한, 피곤감, 두통 관절 근육통이 생기고 더 나아가서 알러지성 반응이 유발되면 호흡곤란, 부종, 심계항진, 어지러움 발진도 나타난다. 아주 중대 합병증으로는 아나필락시스나 신경염이 있고 드물게 사망하기도 한다.
드물지만 분명 백신 때문에 생기는 중대합병증이나 사망이 백신 종류와 상관없이 발생한다. 이런 부작용을 알고도 진행하는 것은 바로 다수의 면역형성으로 얻는 이익이 합병증이나 사망 발생에 비해 훨씬 크고 이를 사회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암묵적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개인도 있기 마련이다. 개인성이 강한 북미에서는 백신의 위험성을 경계하여 특히 자녀의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안티백서(anti-vaxxer)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공정책에 군말없이 따르는 경향이 있어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고 소아 백신 접종율은 대체로 97%이상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온 국민의 관심사가 백신에 집중되게 되었고 우리는 그동안의 암묵적 동의를 깨고 대놓고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10만명당 3명을 살리려고 다른 3명을 죽이는 것이 합당한가를 말이다.
죽느냐 사느냐가 아니다.
단순비교를 위해 코로나 사망과 백신 사망자수를 비교했지만 백신의 효과를 이 두가지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엄청난 오류다. 백신의 문제는 내가 코로나로 죽을지 말지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강제로 얼굴을 가린채 사회적 고립되어 살지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 모두는 과거를 그리워한다. 서로 민낯을 부비적거리며 얼싸안고 침을 튀기고 열띈 토론도 하고 손을 잡으며 맘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몇달 혹은 1, 2년만 마스크끼고 참으면 해방이 될거라는 믿음은 헛된 희망 고문이 된지 오래다. 코로나는 어디 가지 않는다. 계속 더 독한놈을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오며 제이의 인플루엔자처럼 인류의 러닝메이트가 될것이다.
코로나를 박멸할 수없는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현재까지는 백신밖에 없는 것 같다.
마스크는 벗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백신을 거부할 자유도 갖고 싶고, 이 두자유를 양손에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지만 두 가지를 다 가질 수는 없다.
시람들과 엮여 살고 싶고... 해외에 놀러도 가고싶고 헬스장에서 마스크 벗고 힘껏 트레드밀을 내달리고 싶고 무한한 욕망에 비해 우리는 아무것도 내어 놓으려 하지 않는다.
조류독감에 걸린다고 닭들이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감기 걸린다고 죽기까지하겠는가. 하지만 경제성을 근거로 닭농장 전체를 살처분할때 누구도 살수 있는 닭을 위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바로 조류독감 닭들을 죽여 이웃농장으로의 전파나 추가 피해를 막는 것이 대의를 위해 옳다고 사회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타 종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적용되는 효용성의 잣대가 인간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백신접종은 살처분에 비할바가 아닌 희생인데 말이다.
니가 가라 하와이
친구에서 장동건이 칼침을 많이 먹게 한 명언이 니가 가라 하와이다. 니가 하기 싫으면 나도 하기 싫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가기싫다. 하와이
우리 모두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 나만해도 그렇다. 평소 감기 독감 한번 걸리지 않았는데 코로나는 걸리기도 어렵거니와 걸린다한들 중환자가 될가능성이나 죽을 확률은 거의 제로이다 보니 암만 보아도 백신맞는건 손해나는 장사로 보였다.
물론 나 혼자 산다면 백신을 안맞는게 답이 될 수 있지만 난 산속에 홀로 독야청청하는 수도자가 아니다. 내가 아무리 건강하다고 자부해도 사회에는 나보다 건강한 사람보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고 그들에게서 내가 주는것 보다 훨씨 많은 것을 받으며 살고 있다. 백신은 개인에게 자유로운 사회생활을 보장함과 동시에 이런 건강약자들을 보호하는 영향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백신문제를 고민할때 사회에서 내가 받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잠재적 부작용, 내가 손해볼수도 있는것만 떠올린다면 편협한 의사결정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일반적인 백신이 가지는 합병증, 사망율에 비해 코로나백신이 더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 난 백신을 맞기로 결심했어"
마치 국가를 위해 이 한 몸 던질것 같은 내 각오를 밝히자 친구가 그랬다.
'훗, 너 줄 백신 없다'
그렇다. 이번에도 너무 설레발친거 같다. 백신을 맞을지 말지 결정은 백신이 충분히 들어오고 난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