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누드화가 아니라 '더러운 잠'이다

질 낮은 패러디 비판에 대하여

by 별별


이 글을 보니 더 어이가 없다. 이 글의 요지는 원작 '올랭피아'의 패러디 의도와 달리 박근혜를 수동적으로 묘사해서 여성 신체를 소비하는 그림으로 회귀했다는 말. 1) 박근혜를 수동적으로 묘사한 건 팩트에 기반한 사실. 최순실이 그림 속에서 눈을 정면으로 응시한 것과 대비된다. 오히려 '더러운 잠' 그림은 일부러 '잠자는 비너스'를 합성해서 세월호 사건에서 대통령의 부작위를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눈을 감고 내리까는 것은 작가가 (충분히) 의도한 것이다.


한편, 이 글이 진짜 말하고 싶은 것처럼 보이고 일반적으로 이 그림에 대해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바로 성적 대상화 여부다. 2) 여성 신체를 소비하는 면에 있어서 가장 논란이 되는 이 부분, 여성의 가슴이 노출되는 것... 그것이 이 그림을 그토록 '질 낮은' 패러디로 전락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인 게 안타깝다. 박근혜를 감히 가슴을 깐 창녀에 비유했다는 게 대통령의 권위에 흠집을 내기 때문일까 아니면 전혀 여성성을 부각하지 않은 박근혜를 감히 여성에 비유했기 때문일까. 어떤 부분에서 신성성을 침해해서 불쾌감을 유발했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를 원숭이에 비유(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한 만평을 보고는 감히 사람을 원숭이에 비유했다며 인류에 대한 모독이란 이유로 반기를 들까?


만약 박근혜를 성적 대상화한다는 관점에서 이 그림을 비판한다면 여성의 신체, 특히 가슴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성화거나 굳이 이 부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을 칭송하고 보호한다는 이유로 일부 무슬림 여성들이 온 몸을 꽁꽁 싸매야 하는 것을 보면 때론 신성화 의도가 불순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평범한 여성의 나체를 그림으로나마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그림 속에서 박근혜의 얼굴과 유려한 신체가 부조리한 것에 아이러니를 느끼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표 의원 개입 여부는 차치하고, 이 패러디가 크게 문제시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작가의 의도를 칭송할 만한 심오한 패러디 세계가 있는 것도 아닌 걱 같아 보이지만 작가가 극단적으로 왜곡된 시각으로 이 그림을 그린 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림을 바라볼 때에도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패러디 그 자체로 보면 그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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