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숙성시키는 시간
내면의 평온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순간
시작된다.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왜 그런지 정확히 알 수 없는데도,
마치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조여 오는 듯한 순간들.
그런 날에는 몸으로 느끼게 된다.
세상이 언제나
우리가 상상했던 흐름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며
사람은 때로
기쁨만이 아니라
상처 또한 남긴다는 것을.
자기 자신에게도,
그리고 타인에게도.
이 과정을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은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한다.
살다 보면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해
삶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기도 한다.
예기치 않은 상황들,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
하지만
그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고통의 크기는
종종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의 크기에
달려 있다.
관계 속에서
사람은 때때로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나 타인이 보는 나는
그들의 시선이 만들어낸
하나의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보는 나 역시
나만의 기준 속에서
형성된다.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지키며
조금씩 성숙해 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삶이 나아가는
한 방향일지도 모른다.
타인의 말과 행동이
마음을 흔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 우리는
다시 중심을 찾으려 한다.
이 길은 느리고
때로는 어렵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은 조금 더
이해되기 시작하고,
우리는 또한
자신을 조금 더
알게 된다.
완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신의 모습들조차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자신의 일부가 된다.
세상이 정해 놓은
완벽함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지킬 수 있다면.
삶은
오랜 시간 숙성되는
한 잔의 와인과 닮아 있다.
처음에는
거칠고
균형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신만의 깊이와
향을 드러낸다.
와인이
재촉한다고 해서
더 빨리 숙성되지 않듯,
사람 또한
시간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타인의 판단은
그들이 바라본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다.
그것이
존재의 전부는 아니다.
경험을 지나고
선택을 거치며
자신이 조금씩
성숙해 가고 있음을 느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든,
어떤 어려움이 찾아오든.
한 사람의 삶의 결을
만들어 가는 것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계속
성장해 가느냐에 있다.
그래서 삶은
천천히 숙성된다.
어쩌면 거칠고
완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는
각자만의 깊이와
향이 담겨 있다.
—
샤토 라투르 2011, 포이약 (Château Latour 2011, Pauillac)
삶처럼 숙성되는 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