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같은 삶
아침이 또 왔다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었나 보다
몸뚱이는 먼저 일어난다
눈은 말라붙고
입은 굳고
말은 어디론가 도망갔다
샤워기 아래서
뜨거운 물에 온 몸을 지져도
나는 안 뜨거워
나는 아무것도 못 느껴
출근길 사람들 틈에 끼어
나는 인형처럼 미끄러지고
모니터 앞에 앉아
손가락을 두드리지만
그건 내가 아니라
영혼없는 좀비가 대신 앉아 있는 거야
웃는 척
듣는 척
사는 척
살아 있는 흉내만 내고 있는 죽은 나
점심도 기억 안 나
누구랑 무슨 애길 했는지도
나는 아무도 아냐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의욕이 없어
양치를 하고 거울을 봤는데
거기엔 눈동자가 없는 내가 서 있어
그래 ...
죽지도 살지도 않는
애매모호한 경계 어딘가에서
썩어가고 있는 내 모습 ...
비비로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