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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경 Sep 28. 2021

나는 중학교를 자퇴했다

교육학과 학생이 말하는 나의 학창 시절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가 별로 없었다.

친구가 별로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나를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다소 소심한 성격과 왜소한 체구가 문제였던 듯하다.

그런 주제에 자존심과 고집은 강한 편이라 나와 잘 맞지 않던 친구들은 나를 극단적으로 싫어하고, 많은 트러블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조금은 먼 거리의 중학교로 입학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 30분가량, 아버지가 차를 태워 주시면 20분 정도 되는 거리였다.

학교를 두르고 있는 숲으로도 유명한 학교였고, 중학교면서도 저녁 9시까지 수업을 시키기로 유명한 학교였다.

공부에는 원래 재능도 열정도 없던 나였기에 9시까지 남아 공부를 하는 것도 제법 고역이었으나, 그보다 더 문제는 여전히 친구들이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 있어봤자 해프닝 정도였으나,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다소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다.


그래도 뭐 방법이 있겠는가.

나는 중학생이었고, 중학생은 학교에 가야 했다. 

그러다 1학년 겨울방학이 왔다. 그 겨울 방학에 학교에 한참 가지 않으며, 내가 보기 싫은 친구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으로 가득한지 느껴버렸다.

즐거운 방학이 지나 2학년 개학 날이 되었다. 하필 나의 담임 선생님은 학교에서 가장 무섭다던 선생님이었고, 나를 가장 악질적으로 괴롭히던 친구는 나와 같은 반이었다.


나는 그날 집에 가서 자퇴를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모님께는 차마 말하지 못해, 그저 학교생활이 힘들고 컴퓨터 학원에 다니며 바로 직업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다고 자퇴를 하겠다 말했다.

생각보다 간결한 부모님의 판단과 지지 덕분에 빠르게 자퇴를 할 수 있었다.


자퇴는 하나를 끝낸 대신, 다른 하나를 시작시켰다.

자퇴를 통해 학교와의 굴레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를 나오자 그 무엇도 '당연히' 되는 것이 없었다.

주체적인 삶이 시작된 것이다.

학교에 있을 때는 그저 학교에 나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연스럽게 일상의 패턴과 기초적인 수준의 학습과 사회화가 이루어졌지만, 학교 밖에서는 모든 것이 나의 주체적 실행 아래서 이루어졌다.


개인적으로 이때의 결정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주체적 결정에 대한 집착과, 필요 이상으로 빨라서 때로는 어려움을 주는 실행력까지.

이것이 내가 브런치의 첫 글을 자퇴로 시작하는 이유이다.


앞으로의 글은 지금의 내가 있기의 순간까지를 사견별로 돌아보고자 한다.

나의 여정을 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첫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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