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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경 Jan 30. 2022

중/고등학교 자퇴생이 글 쓰는 이유


모든 글에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통해 누군가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기를 바랄 수도 있고, 이 글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 읽어주는 글이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나를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내 감정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정말 문득 자퇴에 대한 글을 쓸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

나도 정확히 내 마음을 헤아릴 수 없지만, 조금 넘겨짚어 보자면 내가 자퇴 전후로 겪었던 개인적인 문제들을 이제는 대부분 극복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 듯하다.

자퇴 전으로 겪었던 문제라면 학교 부적응과 대인관계 형성의 어려움이 있겠고, 자퇴 이후로 겪었던 문제라면 자존감 저하와 학습 부진에 대한 문제가 있겠다.

이런 문제들을 겪고 있는 와중에는 내가 자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웠다. 일례로 자퇴생이라는 신분이 부끄러워 스스로를 소개해야 하는 자리를 피하던 때에는 자퇴를 비관적이고 원망하는 태도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인제야 개인적인 문제들이 대부분 극복되었다고 느끼는바, 글을 쓸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 그래서 개인적인 시간이나 작은 강연의 기회들이 있을 때 자퇴에 대해 종종 글을 쓰곤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공개적인 공간에서 나의 이야기를 할 마음은 없었다.


이렇게 공개적인 공간에서 글을 쓰고자 마음을 먹은 것은

자퇴와 관련된 '경험 기반'의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것 때문이다.


'경험 기반'의 정보는 결정의 영역에서 필요하다.

자퇴와 관련된 학술적 혹은 명시적 자료는 참 많다. 전국적으로 관련 기관들도 많이 생겼고, 양질의 콘텐츠와 인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명시적 자료들만으로 자퇴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경험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를 생각해보자. 물건의 홍보 페이지를 통해 우선 정보를 접할 것이고, 성분표 등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자료를 통해 적합성을 확인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정도 정보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이때부터는 '경험 기반'의 정보가 필요하다. 그 물건을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구매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고 함께 논의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 끝에 우리는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

인터넷 물건은 수많은 구매 후기가 있고, 이를 공유하는 어플까지 있다. 하지만 자퇴에 대해서는 공유되고 있는 경험 기반의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나의 자퇴 전후의 삶이 이 때문에 조금 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자퇴 이야기는 그래도 들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학교를 2학년 때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응시해서 중졸학력을 취득했다.

친구들과 같은 나이에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반년도 되지 않아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이듬해 다른 고등학교에 재입학하여 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하고 교육대학교에 진학했다.

교육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청소년'과 '진로' 분야에서 100회가 넘는 강연과 셀 수 없는 상담을 진행했다.

2번의 자퇴와 1번의 복교 덕에 자퇴와 관련된 경험도 많고, 교육학을 조금이나마 배웠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으로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말이 길었지만 위와 같은 이유들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앞으로 많은 글을 쓸 생각을 하다 보니 생각을 정리하는 글만 계속 적게 된다.

다음 글은 꼭 자퇴에 관련된 경험을 적어보고자 다짐하게 된다.


혹시 글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정도로 자퇴에 대한 고민이 깊은 학생이 있다면

인스타를 통해 연락을 주는 것도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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