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한국작가
흔히들 대중적이거나, 나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가수에 대해 '믿고 듣는' 가수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비블리언들의 '믿고 읽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이 질문에 저마다의 소중한 이름들이 떠올랐다면, 이 큐레이션을 선물합니다! 저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취향을 완전히 꿰뚫어버린 인생책을 만날 때면, 항상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몽땅 사모으곤 합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으며 페니에게 위로받고, <아몬드>를 읽으며 윤재와 함께 성장했을 당신이라면 이 책들도 놓칠 수 없을 거예요!
어느덧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도 1년이 넘었다.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도 가게 된 페니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한 ‘민원관리국’이었다. 설상가상 달러구트는 아주 심각한 민원 하나를 통째로 페니에게 맡기는데…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 페니는 과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바로 지금, 손원평이라는 렌즈가 담아낸 뒤틀린 세계의 파편. 전셋집의 불법 월세 셰어하우스를 배경으로 부동산 계급 구조를 씁쓸한 촌극으로 풀어낸 표제작 「타인의 집」을 비롯하여, 근미래의 노인 수용시설 속 할머니와 이주민 ‘복지 파트너’의 불편하고도 아슬아슬한 우정을 다룬 SF 「아리아드네 정원」, 『아몬드』의 외전 격의 소설 「상자 속의 남자」 등 단편 특유의 호흡과 한계를 뛰어넘는 서사로 빛나는 여덟편 모두 ‘읽는 재미’가 가득하다.
2000년대 초중반에 20대를 보낸 한 세대의 회고 서사는 김금희 소설의 인장과도 같다. 이번 소설집의 문을 여는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은 대학 진학에 거듭 실패한 삼수생 ‘나’와 의대에 입학했지만 적응하는 데 실패한 ‘장의사’가 함께 보낸 패배한 여름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인물이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뛰어넘어 “마지막 진실”을 배우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소설을,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매번 새롭고도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내는 이 작가를, 우리는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곽재식 마니아들이 가장 열광하는 곽재식 소설‘미영과 양식 시리즈’. 우주로 인류문명이 확장된 먼 미래, 이미영 사장과 김양식 이사가 이끄는 ‘은하행성서비스센터’는 온갖 은하를 가로지르며 좌충우돌하며, 항상 그들이 가진 전문적인 특성에 맞지 않고 “그들의 사업이 처음에 목적으로 하지 않은” 일들만 골라서 저지르는 활극을 다룬다. 늘 그러듯 곽재식은 과학적이거나 역사적인 소재들을 본격적으로 작품 안에 녹여내면서 쾌활함과 날카로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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