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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Jan 07. 2023

두 손 꼭 잡고 자산 불리기

결혼 후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얇지만 큰 손으로 두툼하지만 작은 손을 담는다. 서로 가져온 작은 손과 큰 손이 가져온 흙을 한 곳에 모으고, 그곳에 씨앗도 뿌리고, 물도 주며 정성껏 가꾼 지 일주일이 되었다. 아직은 추운 겨울날이지만, 정성을 쏟으니, 새싹이 조금씩 피어오른다. 그 후에도 더욱더 나무가 커질 수 있게 거름도 주고, 병충해도 잡는 농약도 치면서, 큰 손과 작은 손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움직인다. 10년 뒤에는 작았던 새싹들이 더욱 큰 나무가 되어있고, 탐스럽게 먹을 수도 있는 복숭아가 되어있으리라.



사람은 자기가 집중해서 생각하는 사고방식, 색안경의 기준으로 사건의 현상들을 해석하기 마련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나는 위에 있는 사진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버린 것이다. 경제적 관리. 결혼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려사항이다. 이 문제 때문에, 결혼 생활이 해피엔딩이 될 수도, 새드엔딩이 될 수 있으니 더욱 고민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남편 분 또는 아내 분이랑 집안의 돈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궁금한 건 물어봐야 하는 성격이라, 틈이 날 때면, 만나는 수많은 결혼한 주의 사람들에게 조언 차 물어보기도 한다.


“뭐 나는 전적으로 아내에게 다 맡기고, 용돈 받고 쓰지.”

“모든 경비를 환산해서 반반 나눠서 내기로 했어.”

“각자가 돈 낸 만큼의 지분을 환산해서, 공동경비의 남은 부분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


이렇게 많은 기혼자들은 무수히 각자의 팀의 방식대로 집안의 경제적인 부분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사실 우리 부모님도 서로 버는 돈을 어떻게 관리하면서 우리를 키워 왔을지 궁금했지만, 물어봐도 알려주지도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가계에서 돈을 운영하는지에 대해서 너무 궁금했다.


생각해 보니, 결혼 이후의 자산관리를 어떻게 할지 지금의 남자친구와 솔직하게 터놓고 말해본 적이 없었다.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5시. 우리는 글을 쓰기 위해 나란히 책상 앞에 앉았다. 각자의 노트북을 켜곤, 각자 자신만의 생각을 적을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우리는 글쓰기 챌린지 모임에 참가해서, 각자만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글쓰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여보, 나 궁금한 게 있어. 우리는 결혼하면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게 좋을까?”

그가 어떻게 나에게 말할지 너무나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지분을 나눈다고 하던데… 이렇게 나눠볼까?”라며 익살스러운 눈빛으로 장난을 치며 나에게 말했다. 카카오뷰라는 곳을 통해 이런 사람도 있다며 재미있는 사례의 시작으로 우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를 나눴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지분 싸움, 투명성, 자산관리의 본질, 둘이서 관여해서 같이 관리하는 것, 총회, 수시 집행, 수시 총회, 긴급총회, 돈 사용 범위의 기준 등등 재미있는 드라마의 기업 운영을 접목시켜 나누는 대화는 중구난방식이었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 나가기 위한 대화를 즐겁고 깊이 나눈다는 것에 의미가 깊었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합쳐야 한다는 이유는 없지. 하지만 왜 돈을 공동으로 관리하는가? 이 목적을 잘 생각하고, 우리는 그 본질에 집중하면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머리에 띵하고 종이 쳤다. 맞다. 돈을 합치는 본질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의례적으로 결혼하면 다 돈을 합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만 인식하고 있었지, 그 돈을 모으는 본질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다.


부부가 서로 돈은 합쳐, 그 돈을 굴려서 불리든지, 자산이 안 새어 나가도록 하면 잘 운영하면, 부부관계에서는 틀어지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돈이 줄줄줄 새어나간다면, 네가 더 샜니, 누가 더 샜니 하면서 싸움이 나다 보면,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미 없는 사이가 될 것이다. (커다란 범주로 봤을 때, 대부분 이렇게 싸우지 않을까 한다.)




나의 작은 손과 그의 큰 손으로 열심히 모은 돈들을 줄줄 새는 바가지에 넣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큰 범위의 공동 목표에 집중하기로 했고, 약간의 논의 방식까지 세웠다.



“그럼 우리의 자산관리의 공동 목표 키워드는 경제적 자유로 정하자!”


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더 나아가 회사가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 기계 한 부분의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는 것보다 자신만의 즐거운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서로를 속이지 않고,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투명한 회계, 그리고 긴급한 일이 있을 땐, 수시긴급회의, 정기적으로는 일요일 회의로 날짜를 정해두기도 하였다.



한 번도 남과 살림을 합쳐 본 적이 없다. 물건이든, 돈이든. 그래서 더 신중하게 될 수밖에 없는 자산관리 문제.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나름 우리만의 답을 찾아 나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결혼 전임에도 불구하고, 먼 이야기이지만, 나의 이러한 진지한 고민에 같이 생각해 주고, 같이 방향을 정하기 위해 현실적인 정답을 찾아 나아가도록 대화를 나눠준 남자친구에게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두 손 꼭 잡고 커다란 복숭아나무를 키워보자! 사랑해!



지나가다 들러주신 브런치 독자, 여러분. 혹시 결혼하셨다면, 부부 사이에서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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