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걷기명상
여러분들은 자기의 내면의 속삭임. 나의 움직임을 얼마나 알아차리고 계신가요?
저도 전혀 인식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일까요.
내 몸이 힘든지도 모르고, 마구 에너지를 쓰다가 어느 순간 지쳐서 정말 방전되어 버리는 순간이 있기도 했고요.
산책을 하더라도 어디론가 향하는 나의 발걸음. 나의 움직임. 주변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기보다는 신나는 빠른 템포에 맞춰 유튜브의 음악을 들으며 빠르게 걷기 바빴더랬죠.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일지 모르지만, 힘듦. 우울. 허무함을 뭔가 자주자주 느꼈던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뭔가 내면의 허함은 계속되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하지만, 저를 알아차려보기로 했어요. 이를 위해서는 명상이라는 활동이 최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명상. 완전 명상 초보자인 저에게 정말 어렵지만, 그래도 꾸준히 한다면, 나의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좋은 활동이라는 것도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분노, 우울, 약한 멘털, 나약하다고 비난했던 지난날들을 다스릴 수 있는 유일한 좋은 심리적 치료제가 될 것 같았죠.
'명상'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분위기는 뭔가 고요한 장소에서 가부좌 자세로 가만히 앉아서 나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움직이면서도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나니, 밖을 돌아다니며 에너지를 얻는 저에게는 정말 신기하고도 즐거운 일이 펼쳐질 것 같았답니다.
그래서 매일 요즘 점심식사 후 30분 걷기를 그냥 걷지 않고, 저의 움직임. 발걸음. 손의 움직임. 손 끝에 스치는 바람의 느낌 등 제가 모든 느끼는 것들을 알아차리는. 집중하는. 움직임 명상. 걷기 명상을 해보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집중하는 것이 따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이내 곧 조금씩 익숙해지고, 느리게 걸으며, 발걸음, 발보폭, 발바닥의 느낌을 느끼기도 하고, 잎사귀들의 색깔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등 저에게 주변을 인지하는 부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이렇게 걷기 시작한 지는 정말 안 되지만, 오늘은 이 활동으로 뭔가 특별함을 경험한 느낌이었어요. 혼자서 산책하다 작은 무언가에 입꼬리가 눈까지 올라가고, 어깨는 들썩들썩, 발거음은 누구보다 더욱더 가볍게 움직여졌답니다. 이렇게 즐거워하는 산책 30분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오늘은 나~ 비 내릴 거야~ 비구름 만들고 있어~라고 소식을 전하듯, 구름이 가득한 날이었어요. 바람도 나름 세차게 부는 날이었고요. 햇빛이 쨍쩅하게 내리쬐는 날 보다는 이렇게 구름이 어느 정도 있고, 바람이 부는 날이 산책하기 좋은 날씨죠. 점심 식사 후 즐거운 마음으로 밖으로 향했어요.
회색빛깔 삭막하고 시끄러운 공장단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작고 초록빛이 가득한 힐링 공원을 마주할 수 있어요. 그 작은 풀길에는 민들레 꽃씨와 민들레들이 가득 피어있었는데, 그중에 토끼풀이 저의 눈에 딱 들어왔답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어요.
하지만, 3 발자국 앞으로 가다가, 그냥 지나쳐버린 그 토끼풀이 눈에 밟혔답니다. 그러다 문득 옛날에 토끼풀로 반지를 만들었던 행복한 추억이 스쳐 지나갔어요. 정말 흐릿하지만, 그 작은 풀이 준 행복한 기억말이죠.
'혼자 산책하고 있기에, 누구에게 만들어줄 순 없지만 나에게 토끼풀반지를 선물한다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산책을 하는 사람 될 거야~. '
이런 저의 내면의 목소리에 이끌려, 토끼풀을 딱 하나 뜯었답니다.
줄기를 둥그렇게 말아, 손가락보다 넉넉하게 고리를 만들었어요. 매듭짓는 건 쉽지 않았지만, 막상 5분 동안 낑낑거리며 만든 토끼풀 반지는 오늘 산책의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주는 행복한 요소로 탄생했답니다.
정말 사소한 것인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걸어가며, 반지를 낀 저를 셀카도 찍고, 반지를 낀 손도 찍는 등 혼자서 난리 부르스를 췄답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지만, 누군가가 본다면, 저 여자는 뭐가 그리 즐거워하는 거지? 라며 의문이 들 수 있을 정도로 발걸음이 남다르게 걸어갔어요.
이 걷기 명상을 해서 그런 건지, 오늘따라 나의 기분이 어제와는 달리 좋아져서 그런 건지.
저의 기분이 왜 이런 건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저를 알아차리는 걷기 명상을 하니, 어느새 우울의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처럼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믿고 싶어요.
약의 도움도 받고 있어서 더욱 인지하는 것이 적어진 것일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약의 도움 없이도 저의 마음, 저 자신만의 내면에 집중하고, 다스리면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의 몸의 에너지에도 집중도 하고, 점점 주위의 자연들도 더욱 관심 있게 보게 되고, 식물에 관심이 조금씩 더욱 생겨납니다.
요즘 김주환 연세대 교수님의 영상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조금씩 실천해 보는 중인데, 걷기 명상도 이 교수님이 알려준 방법이랍니다. 몇 일만이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뭔가 차분해지는 느낌이에요. 이 느낌이 오래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자신이 내면 속삭임.
자신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려는 노력.
자기에게 맞는 명상.
한번 계속적으로 해보면 어떠세요?
앉아서, 일어서서, 걸으면서, 수영하면서, 실내 자전거를 돌리며, 그렇게 많이 헉헉 거리지 않는 정도의 운동을 하며, 자기 자신에 집중해보세요.
어제 화나고, 우울하고, 짜증 났던 느낌도 어느새, 가랑비 젖듯이 좋은 기운으로 점차 바뀌는 변화를 느끼실지도 몰라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