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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Aug 05. 2023

조금씩 나의 보석들을 찾아 모아나가자.

기분이 좋아지는 소소한 일상들을 모으자

"둥둥둥~ 쏴아아~ "

눈을 감고 있는데, 귓가에는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린다. 나의 발을 시원하게 핥았다가 다시 뒤로 갈 것 같은 바닷물. 나의 등에 울리는 진동. 파도소리. 감미롭게 들리는 음악. 이 3가지의 조합이 나를 더욱 안정되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애매랄드 바다가 내 앞에 펼쳐져있는 듯하다. 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푸르른 광경. 눈을 살짝 떠보니, 내 앞에 정말 눈부신 바다가 펼쳐져있다. 또한 녹색 빛이 내  몸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현실은 바닷가가 아닌. 라이트 테라피실.

약 30분 동안 하와이의 바닷가 풍경, 큰 야자수 잎들이 바람에 휘날고 스치며 내는 소리, 주변에 있는 새들과 한적한 길의 풍경 등등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들이 나의 시야 바로 앞 모니터 화면에 가득하다. 내 뒤로 느껴지는 둥둥둥 진동. 이 진동은 태아가 엄마 품에 있었다면 느꼈을 것 같은 느낌을 비슷하게 구현한 듯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즐거운 노랫소리와 어우러지게 진동을 등에 주고 있었다.

'후... 하...'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호흡해 본다. 눈은 화면에, 귀는 소리에 집중한다. 이때까지 생각이 들었던 잡념들을 다 잊어버리게 된다. 오로지 하와이 바닷가, 나무들, 한적한 거리들에 집중하다 보면, 숨은 점점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면서 눈꺼풀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진다. 미리 선택해 둔 녹색 빛이 눈을 감아도 좋은 기운을 주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편안+기쁨 그 자체가 된다. 그러다 어느새 나는 편안함 속에서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가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저녁 약을 먹지 못했을 때, 아침에는 멍한 상태가 된다. 꼭 그런 날 밤새 10번 정도 깼다가 잤다가를 반복하곤 한다. 아... 먹을껄하고. 가끔 후회한다. 후회한다고 해서 늦었겠지만. 주말 아침 병원 가서 상담을 받고 나서, 그렇게 사람이 붐비지 않으면, 라이트 테라피를 꼭 받고 온다. 받고 나면 멍했던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갈 때마다 한 번씩 받곤 하게 되는 것 같다.


라이트 테라피 할 때, 나오는 화면 중 바람의 손길이 부드럽게 나뭇잎을 스치는 장면이 너무 인상 깊었다. 가만히 클로즈업해서, 그 부분만 집중해서 바라보기만 해도, 나의 편도체도 안정화되고, 마음도 편안 해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주변의 나무가 있어서 멍하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꼭 해봐야겠다. 이렇게 한걸음 한 걸음씩 일상생활의 보석들을 찾아 모아나갈 수 있으리라. 더 이상 여기에 오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모아놨던 보석들을 하나씩 꺼내어서 봤다가 다시 넣어두는, 마음이 안정화될 수 있는 루틴이 완성되길.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라이트테라피 #기분좋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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