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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Aug 24. 2023

나의 장점 찾기는 어렵다.

어렵다 어려워

"나 자신에 대한 장점을 10개 이상 써보는 걸 해보아요."


나의 장점을 생각하면, 대부분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부분의 장점을 많이 쓴다. 하지만, 처음 받는 심리 상담에서는 능력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나의 외면과 내면을 바라보도록 도와주셨다. 


그때 당시, 나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나에게 장점이란 게 있을까.


숫자 1을 적고 점을 하나 찍었다. 빈 A4용지에 덩그러니 써져 있는 숫자와 점. 

처음부터 막힌다. 나의 장점이 뭘까. 능력에 대한 것 말고, 나에 대한 것... 너무 어렵다. 


남자친구가 나에게 칭찬해주던 것이 떠올랐다.

남자친구가 칭찬해주던 나의 눈. 쌍꺼풀이 있으면서, 눈이 크다. 그리고 밝은 빛이 눈동자에 비치면, 약간은 밝은 브라운 빛이 도는 컬러의 눈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나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도 좋고, 너무 이뻐서 사랑에 빠져버린다고 말해주곤 한다. 그를 사랑하게 만드는 나의 동그란 두 눈. 


책상 앞에서 일어나 바로 화장실의 거울 앞에 섰다. 거울 가까이 눈을 댔다. 나의 눈이 정말 이쁜 걸까. 

눈꼬리가 올라가 있어서, 눈이 쫙 뭔가 찢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사막여우처럼 보인다. (초등학교 때 별명이 사막여우였다.) 항상 눈동자는 크게 보여서 시원해 보이지만, 눈꼬리가 올라가서, 항상 내 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화내는 느낌처럼 보인달까. 그래서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서글서글한 인상. 눈꼬리가 내려간 인상을 참 부러워했고, 좋아했다. 그런 친구들만 사귀었던 것 같다. 아... 그래서 지금의 서글서글한 눈을 가진 그를 만나게 된 걸 수도... 


'1. 나의 눈은 이쁘다.'

나의 눈은 이쁜 걸로 1번의 문장을 채웠다. 이때까지 싫어했던. 별로 이쁘다고도 생각하지 않던. 나의 눈을 장점을 써보는 지금부터라도 좋아해 보기로 했다. 


고작 하나 썼을 뿐인데, 나의 신체 부위 하나하나를 살펴보게 된다. 염색도 하지 않았는데, 염색한 것 같이 밝은 브라운 컬러의 머리색. 튼튼한 허벅지. 온전히 가지고 있는 두 손, 두발. 등등. 

성격적인 측면으로도 바라보게 된다. 경청을 잘한다. 칭찬을 잘한다.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 등등.


장점을 억지로 10가지 적으면서,  나의 몸과 나의 외모, 나의 내면에 대해서 전혀 인지하고 살고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 심리상담선생님은 이런 걸 나한테 깨닫게 해주고 싶으셨을까. 감사하다. 


그때 나의 장점을 고민하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장점을 온몸으로 사랑하고,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내가 있게 되지 않았을까. 나의 장점을 찾기는 정말 어렵고도 쉬운 활동인 듯하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장점 #내면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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