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거라는 말만 남기고는 택배가 우리 집 문 앞에 도착할 때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생일날이 기다려지는 걸까. 예전엔 평일에 생일이 걸리면, 그냥 지나가곤 했다. 그날도 어제와 같은 평범한 날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생일에는 그의 설렘을 주는 한마디 때문에 문 앞에 놓일 택배 상자 선물이 너무나도 기대되었다.
생일날 당일. 퇴근길. 여느 때와 같이 약간의 야근을 하고, 빠르게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몸을 이끌고 플라잉요가를 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저 멀리 복도 끝에 보이는 작은 택배상자 하나.
바로 저것이다. 뭘까?!
부피는 너무나도 가볍다. 그러면서 몸에 좋은 거라니.
"워메.. 워머 자나?" (사투리... 라임 맞춰보기..)
집에 들어가자마자 택배 상자부터 뜯어보았다. 보자마자 내 손에 들린 워머를 그저 지긋이 멍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발레 하는 사람들의 유튜브를 봤는데! 추울 때는 워머를 신고, 발레를 하다가 더우면 벗더라?!"
발레에 호기심이 많아져서 유튜브를 찾아보던 중에 다리에 끼는 워머의 용도가 신기해서 그에게 딱 이 한마디를 알려주었다.
요즘 발레에 푹 빠져있는 나의 관심사 이야기들을
평소에 잘 들어주던 그이라서.
세심하게 마음을 바라봐주는 그이라서.
모든 걸 기억하는 그이라서.
그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선물이었다.
그에게 너무 감사하다. 사랑해 고마워 이 6글자이상으로 모든 좋은 말들은 다 해주고 싶다. 나를 생각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따뜻한 선물 ♥ 덕분에 올 겨울 발레를 더욱더 즐겁고 더욱 건강하게, 온기가 가득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다가 너무 열심히 해서 취미 발레로 배우다가 콩쿠르까지 나가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 다른 운동할 때도 그가 준 워머 신고 더욱 힘내서 운동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