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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Nov 27. 2023

재능이란 건 도대체 뭘까

눈물 흘리며 써보는 속마음

"아니, 숫자를 만지는 사람인데, 숫자를 틀리면 어떻게 하니...?"


오늘도 나는 회사에서 욕 뒈지게 얻어먹었다. 부드럽게 맞는 말을 또박또박 해 주실 때마다 나의 죄송함과 자책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나도 내가 왜 그랬을까. 그때 그 과거의 나 자신이 궁금하다. 하.. 그래도 이제 고작 2달 일 시작한 곳이라 틀리는 게 당연하다는 나름의 합리적인 핑계로 나 자신을 토닥여왔다. 또한 숫자 하나 틀려도 다시 고쳐서 수습하면 되지라고 긍정적 약빨로 버텨왔다. 


그러나 틀리는 상황들이 3번 이상 기간이 길어지면, 약 빨도 점점 떨어져 버리기 마련. 결국 지금 최근에는 나 자신의 자책으로 이어져버렸다. 점점 업무를 하면서도 상사와 동료분들에게 신뢰를 잃어가는 느낌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더욱 우울 구렁텅이로 깊이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속으로는 펑펑 울고 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가는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 끼며 돌아간다. 사람이 많은 퇴근시간의 지하철. 그 속에서 나는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마스크 속에서 콧물을 흘린다. 그렇게 조용하게 숨죽이며 울며 집으로 돌아간다. 



재능이란 건 도대체 뭘까. 

나의 재능은 뭘까. 

도대체 난 뭘 잘할 수 있는 걸까.


어린 시절 항상 100점을 맞기가 어려웠다. 문제가 10문제 있으면 10문제 다 완벽하지 못했다. 무조건 1~2개는 꼭 틀렸다. 그게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졌다. 그리고는 이 문제점이 30대가 넘어서도 스트레스를 만드는 원인이 되어가는 중이다. 대학 졸업하고 나서,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엄청나게 고민했다. 그나마 정리하고, 기록하는 회계일이 맞다고 생각해서 전공과는 무관하게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것마저 아닌 것 같다는 회의감이 든다. 정말 그나마 사회적으로 노동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인가.


숫자... 정말 나랑 안 맞는 것일까?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살아가야 할지부터 시작해서 점점 깊게 나 자신의 존재까지 다시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의 재능을 일찌감치 찾았거나, 아니면 늦게라도 발견한 사람들. 그로 인해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하하 호호 웃으며 잘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도 부럽다. 그 이면의 부정적인 면들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일들을 즐기며 재미있게 일하는 부분이 더욱 커 보인다. 나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올까....?



"딸, 오늘은 저녁은 뭐 먹니?"

"응... 입맛이 없어서 그냥 안 먹을라고"

"왜?"

"오늘 욕 죽게 많이 먹어서 배부르다. 회사에서 오늘도 틀렸거든..."

"너무 마음 크게 쓰지 마."


오늘 엄마가 생각나서 퇴근길에 전화를 걸었다. 감기 몸살로 아프셔서 약을 먹었다고 하시는 엄마. 아픈 엄마에게 별거 아닌 듯, 오늘의 나의 아픈 마음들을 약간 내비쳐보았다. 항상 밝은 목소리로 통화를 하다가 너무 마음 크게 쓰지 마 라는 진지한 엄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 순간 시야가 흐려졌다. 안구에는 눈물이 가득 생기다 넘쳐, 볼을 타고 폭포수처럼 눈물이 흘러내렸다. 몰래 휴지를 꺼내 눈물과 콧물을 훔쳐 닦았다. 휴지를 계속 닦아야 할 만큼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눈물을 흘릴 때면 항상 콧물도 철철 흘러넘친다. 수화기 너머의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 콧물을 먹지 않고 말을 했다. 


"... 응 알겠어..."

"너 감기 걸렸니?"

"어제 파티했는데, 소리 막 질러서 목이 쉬기도 하고, 약간 감기가 올까 약간 으슬으슬할 때도 있긴 해. 그래서 그런가 봐~" 

역시 엄마의 귀는 못 속인다. 엄마는 대충 둘러대는 말임을 단박에 알아차렸겠지. 그럼에도 엄마는 그래? 하고 눈 가리고 아웅 해 주시는 모습에 그저 감사해하며, 나의 감정을 다스리며 집으로 향했다.  



마음을 크게 쓰지 않는 게 맞는 거겠지. 병원에 가서도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는데, 이제 안 틀리도록 노력하면 된다는 피상적인 조언을 듣고 오기도 했다. 너무 마음 쓰지 말고, 앞으로는 안 틀리면 되는데... 틀리는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이제는 집에 와서도 힘들어하는 감정들을 간직하고 있는 내가 너무 힘들긴 했다. 마음을 안 쓰는 게 정답인데, 쉽지 않다.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글을 며칠 쓰지 못했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있는 며칠 동안에도 이 소재로 글을 쓰고 싶었다. 나의 마음을 최대한 표현한 글을 쓰면 나을까? 생각만 하면서 미루다 지금에서야 쓰게 된다. 이 글을 씀으로써 나의 속마음이 너무 내비쳐지는 것 같다. 너무 내비치면 책잡힐 수단이 되기도 한다던데... 


아 아니다.. 브런치에는 자기 속마음을 푸는 작가들이 많으니, 그 속에서 묻혀가면 어떨까... 라며 다시 생각을 고쳐본다... 이렇게 나의 마음은 이리저리 혼돈의 카오스 속으로 빠져든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재능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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