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를 떠나 세상으로

MZ 표류기 에필로그

by 천비단



무인도 모래사장에 끄적이던 낙서가 이로써 끝이 났다.


우리가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썼지만, 우리는 우리를 여전히 모른다. 어른도 우리를 모르고, 세상도 우리를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서로를 모른 채 살아갈 것이다. 여전히 누군가는 우리를 연구 표본으로 삼아 분석하고 연구할 것이다. 그것은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기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표류기는 끝이 났지만, 우리가 무인도를 탈출했는지, 아니면 여전히 섬에 표류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MZ세대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해줬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인공 척 놀랜드는 해변에 떠밀려온 쓰레기로 뗏목을 만들어 무인도를 탈출한다. 이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처절하고 괴롭다. 파도는 놀랜드의 목숨을 노리고 거세게 휘몰아치며, 유일한 친구였던 윌슨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살아남는다.


우리도 그럴 것이다. 어떤 슬픔과 고통이 찾아오더라도, 주변에 내 편이 아무도 없다 하더라도 살아갈 것이다. 휘청거리고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세상이더라도, 쓰레기로 파도를 저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지금까지 <MZ 표류기>를 읽어주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MZ 표류기>, painted by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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