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꼰대가 되는 거야

꼰대가 된 MZ세대

by 천비단



테스형도 인정한 진리


“요즘 젊은것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은 고대 수메르 시절 점토판, 이집트 벽화에도 써져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이 속담은 세대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젠 세대를 구분짓는 기준을 10년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것들은…’이라는 투덜거림은 기성세대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젠 MZ세대도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바로 알파 세대를 보고 말이다. “요즘 애들은 이해가 안 된다니까….”


‘알파 세대’란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0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Z 세대라고 불렀는데, Z 다음으로는 알파벳이 없으니 처음으로 돌아와 알파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알파 세대의 특징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가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아날로그를 경험해본 적이 아예 없다. MZ세대들이 스마트 기기가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면, 알파 세대는 그보다 더 나아간 ‘디지털 온리’다. 심심하면 스마트폰으로 쇼츠를 보는 게 당연하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틱톡 챌린지 영상을 찍으며 노는 친구들이다.


그 경험과 감성의 간극이 도무지 이해 못 할 당혹감으로 다가온다. 아니, 대체 트랄랄레로 트랄라라가 뭔데? 봄바르디로 크로코딜로랑 퉁퉁퉁퉁사후르랑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변기통에서 사람 머리는 왜 튀어나오는 거야?


유행 끝나서 진심 다행


아직 알파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기 전이지만, 그들이 문화에 끼친 영향은 파괴적이었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브레인 롯 밈이 유행했다. 맥락 없고 난해한 유행에 의문을 제기하면 “재밌잖아?”하며 아무렇지 않아 한다. 몇년 전만 해도 윌 스미스가 스파게티 먹는 영상을 보며 웃기만 했지, 네 발로 걸어다니는 상어가 유튜브를 점령할 줄은 몰랐다.


MZ세대를 마주한 기성세대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가만 생각하면 어른들도 우리가 재미있어 하는 건 이해하지 못했었다. 이해를 못하는 수준에 그치면 다행이다. 아이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악마 취급하며 국가 차원에서 금지시키려고 했다. 나는 페이커가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받은 게 신기하다. 10년 전만 해도 밤이 되면 강제로 컴퓨터를 꺼버리고 게임을 이 사회에서 없애려고 했으면서. 젊은것들의 문화가 이제서야 기성세대에게 받아들여진 것만 같아 기분이 뒤숭숭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며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관성이 있다. 익숙하고 친숙한 것만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은 거부한다. 나이가 들수록 관성은 더 커진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신세대를 마주할 때 그들의 생각과 사상, 문화와 태도를 접하면 당황한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지만, 보고 듣고 경험한 것에 따라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다. 사상의 차이로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유일한 생물 아닌가.


발전은 세대 간의 경험을 완전히 나누었다. 한국은 그야말로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발전했다. 세대별로 겪은 경험이 질적으로 다르다. 할아버지와 부모님이 경험한 게 다르고, 부모님과 내가 경험한 게 다르다. 그렇기에 세대 사이에 매꿀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만화책을 보며 킬킬대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내가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설, 바둑, 만화, 게임. 다음 타겟은 뭘까?


어른은 아이의 문화를 쉽게 악으로 규정한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공포’다. 주류에서 밀려난다는 공포, 더 이상 자신이 문화를 주도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두려움이다. 젊었을 때는 이 세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나이가 들고 나니 이제 내 자식이 난 생 처음 보는 문화를 즐기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다. 만화책,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유행, 밈. 죄다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가뜩이나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 이제 AI가 게임도 만든다, AI가 세상을 지배할 거다, 창작자들 다 망했다…. 기술의 발전은 또 새로운 문화를 낳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문화 속에서 나고 자란 새로운 세대가 또 나타날 것이다.






로블록스를 즐기는 알파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입이 근질근질거리며 한 소리 하고 싶어진다. 에잉,,, 쯧쯧,,,!! 나 때-는,,, 말이야~~,,,!!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진정한,,, **根本(근본)**이었거늘,,,!! 요즘,,, 어린-것들은,,, 그저,,, 자극적인 것만,,, 찾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구먼,,, 허허,,,!!!


유행하는 게임도, 밈도 하나도 손이 가질 않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가 되어가는 중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 참 슬프고 아련한 일이다. 어릴 때는 평생 어른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인정하긴 싫어도, 인정할 때가 되었나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딸피”라고 부르는 건 너무하지 않냐고… 아직 팔팔한 청춘인데…….




이전 25화'라떼는' 싫다더니 응팔은 왜 좋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