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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Jul 06. 2020

BlueApron:집으로 배달되는 최고급 레스토랑(I)

밀 키트(Meal Kit)시장의 선구자

누구에게나 쉬운 요리법

 

 여러분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요리를 즐기는 사람도 조리법을 알아보고, 재료를 사서 손질하고 용량에 맞게 나누는 일이 귀찮게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하물며 요리가 서툰 사람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고 요리하는 것을 멀리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동창생 사이었던 맷 살즈버그(Matt Slzberg)와 일리아 파파스(Illia papas)는 요리하는 일을 즐겼지만, 한 그릇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시장을 돌아다니며 장을 보고, 또 요리에 쓰고 남은 재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본인들은 물론,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장보는 일을 덜어주는 ‘식재료 키트(Meal Kit)’라는 간편한 아이템을 발견했고, 이 키트를 판매하는 리나스 맷카세(Linas Matkasse)를 집중 분석하였습니다. 이들은 이 회사의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한 후, 자신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방법들을 더해 파트앤파슬리(Part&Parsley)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됩니다.


블루에이프런의 창업자들 / 사진: Blue Apron


    그들은 창업 후에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요식업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인재를 물색 하던 중 살즈버그는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요리 공부를 한 맷 와디악(Matt Wadiak)을 알게 되어 그에게 합류를 제안했습니다. 맷은 출장요리 서비스 사업과 송로버섯 도매사업을 운영하고 있었고, 요리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였기에 새로 창업할 회사에는 아주 알맞은 인재였습니다. 마침 맷은 어떻게 하면 누구나 쉽고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을지, 그러한 살즈버그와 파파스의 사업 동기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바로 그들의 제안을 수락한 후, 역으로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바로 회사명에 관한 것이었지요. 그는 프랑스의 초보 요리사들이 요리를 배울 때 입는 블루 에이프런을 따라, 사명을 그 말 그대로 블루에이프런(Blue Apron)으로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마침 이 사명은 요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회사의 목표와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파트앤파슬리는 블루에이프런으로 새롭게 변모하여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블루에이프런의 배달키트 / 사진 : Blue Apron

  

밀키트 사용 모습 / 사진: Blue Apron Instagram

 그들이 처음으로 한 일은 서비스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직접 식재료를 구입하여 지인들에게 배달로 제공해 그들의 반응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지인들은 멀리 장을 보지 않고도 적정량의 재료만을 집에서 받아 볼 수 있게 되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점차 다른 소비자들도 그와 같은 호응을 보이면서 자신들이 시킨 재료와 음식 사진을 SNS에 공유하였고, 이는 자연스럽게 블루에이프런의 마케팅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블루에이프런은 보다 안전한 식재료 유통을 위해, 관계협력사들을 하나씩 설득하여 확보하였고, 소비자들이 블루에이프런의 식재료로 여러 가지 레시피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블루에이프런은 고객의 반응과 관심도에 집중해 나가며, 사전에 예상되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비즈니스 성장의 디딤돌을 마련해 나갔습니다



"우리의 사명은 모두가 쉽게 가정 요리(home cooking)를 할 수 있게 돕는 것"



뉴요커를 겨냥한 서비스 


 창업 초기 블루에이프런은 뉴욕 기반의 직장인들을 겨냥한 서비스로 비즈니스 컨셉을 잡았습니다. 그 이유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특징에 힘입은 바가 큰데요. 보통 퇴근길에 자가용으로 대형 슈퍼마켓을 쉽게 들를 수 있는 미국의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뉴욕은 교통체증이 심하고, 인구 밀집도가 높아 장 보는 일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지요. 뉴요커들은 늘상 도심 속 붐비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무거운 짐을 안은 채 대중교통을 타는 일이 매우 지치는 일이었습니다. 또 그들이 그렇게 재료를 집까지 잘 가져간다고 한들, 이미 자신들은 녹초가 되어 직접 요리를 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또 요리를 잘 못하는 뉴요커들에게는 식사를 챙기는 일이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블루에이프런은 그러한 뉴요커들이 고민없이, 오롯이 즐거운 생각만으로도 요리할 수 있게 사업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블루에이프런은 맛있는 요리를 처음부터 선정하여 각각의 조리 단계를 설명한 사진과 함께 상세한 레시피와 필요한 만큼만의 신선한 식재료를 준비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했습니다. 이제 소비자는 매일 메뉴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고, 힘들게 장을 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또 식자재를 직접 손질하면서 지칠 일도, 남은 식자재 를 처리할 일도 겪지 않게 되었습니다. 정말 요리만을 즐기면 되는 것이었지요.  

2인 가족 메뉴 셈플 / 사진 : Blue Apron


   소비자가 블루에이프런의 서비스를 통해 얻는 유익함은 요리의 즐거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블루에이프런의 또 다른 선물이었지요. 물론 2명분의 삼시세끼 기준으로 본다면, 음식 재료비와 레시피 배달비가 소비자가 직접 돌아다니며 재료를 사고 교통비를 들이는 일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도시의 높은 식비를 감안한다면 매일 ‘끼니 전쟁’을 치루는 뉴요커에게 블루에이프런의 서비스는 매우 비싼 비용은 아닐 것입니다. 또 블루에이프런의 소비자들은 신선하고 품질 좋은 재료와 완벽한 조리법을 별도의 노력과 시간 없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뉴욕시 레스토랑의 음식과 비교해도 훨씬 경제적인 비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서비스의 큰 수혜였습니다. 또 그 작은 키트만으로 버려질 재료 없이 음식을 해먹을 수 있으니 친환경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었고, 요리 초보자들에겐 좋은 요리 학습 도구 이기도 했습니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선구자 


 가정간편식 시장은 크게 RTC(Ready To Cook), RTE(Ready To Eat), Ready To Heat(RTH)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고객이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정량의 재료와 레시피를 담은 쿠킹 박스는 RTC유형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RTC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본보기 역할을 했던 기업이 바로 블루에이프런이었습니다. 

블루에이프런의 사용 방법 / 사진 : Blue Apron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는 블루에이프런의 박스 안에는 음식 조리법과 요리에 필요한 신선한 식재료가 손질된 상태로 들어있습니다. 물론 박스를 오픈한 후에는 양파를 썰거나 소스를 끓이는 등의 간단한 후작업이 필요 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요리 과정에 비해서는 훨씬 쉽고 간편하고 빠른 편입니다. 또한 조리법에 따라 정확히 계량된 양만 들어 있으므로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조리법의 순서만 잘 따라준다면 요리를 실패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소비자가 직접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면서 요리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체험하게 하는 서비스 효과를  ‘이케아 효과’(IKEA effectiveness)라고 합니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블루에이프런이 갖는 또다른 의미는 전통적으로 간주되었던 식료품 시장의 판도를 바꾼 일입니다. 식료품은 의류나 전자제품과는 달리, 품질이 제각각인 편이고 쉽게 상할 수 있어 그 특성상 오프라인 시장 중심의 유통이 강세였는데, 블루에이프런은 그러한 시장 흐름을 바꾼 것이지요. 온라인 기반의 식재료 키트 배달 서비스는 아날로그 영역에 머물었던 식재료 시장을 디지털 영역으로 본격적으로 이끌고 온 주역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온라인 식료품 쇼핑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는, 소비자가 온라인에서는 식료품의 상태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없다는 불안감이 서비스의 한계로 지적되곤 하였습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온라인 식품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회의 적으로 보았었지요. 그러나 블루에이프런은 곧 식료품 온라인 시장에서 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완벽히 자리잡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을까요? 불운하게도 그렇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블루에이프런(II)에서 그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BlueApron(II)에서 계속, (BlueApron(II)글 바로가기)






Where?     미국, 뉴욕 

When?       2012 년 

What?       요리 재료와 레시피 정기 배달 서비스 

Who?         바쁜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재료와 레시피를 제공함으로써 간편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How?         고객의 메뉴 주문 및 배송 플랫폼 구축



REFERENCES


[뉴욕증시] 외식 배달업체 블루에이프런, 사흘새 600% 폭등... 상승세 지속될까, 글로벌이코노믹, 2020/03/20

밀키트열풍,  美  이어 日 상륙… 韓 시장 아직 초기단계,  CBC뉴스,  2018/07/14  

업계는  지금,  ‘건강한  간편식’ 밀키트 국내도 통할까,  Korea Daily, 2018/01/09

블루 에이프런이 극복해야 할 딜레마, Medium 오힘찬, 2019/02/07

식생활  혁명,  HMR 빅뱅2,  HMR은  글로벌 식품업계 트렌드다,  이코노믹리뷰,  2016,12,09 

한달  800만개  팔리는 밀키트…’블루에이프런’의 성공비결은  ‘신뢰’ 헤럴드경제 미주판, 2017/04/17 

창업  5년만에  기업가치 1조  넘긴 ‘스타트업 TOP  17, 매일경제,  2016/05/10 

Blue Apron's Biggest Bounce Ever Still Can't Get Stock Above $1, Bloonberg, 2018/12/28

Blueapron.com

Blue  Apron, Sweetgreen and Maple founders on how to grow your food  startup, Tech

How we will eat tomorrow: new business models in the food delivery industry, gr-captal medium, 2018/01/15

investors.blueapron.com

Is  Blue Apron the Future of Home Cooking in America?, Eater,  2015/06/26 

Meal Kits Add to Grocery Ecommerce Trend, but Fail to Match the Early Hype, eMarketer, 2019/04/24

Podolny,  J. M. (1993). A status-based model of market competition.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98(4), 829-872

5 Ways Blue Apron Has Attempted to Stave Off Death, Eater, 2019/02/07

Why the Feasting in Blue Apron Stock Will Soon Turn to Famine, The Motley Fool, 2020/03/28

Veblen,  Thorstein. 1953. 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New York: New  American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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