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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Mar 03. 2021

블루리버 테크놀러지: 이미지 센싱과 머신러닝의 접목

농업용 로보틱스(Agri-Robotics) 시대를 열다 (1)

농업 생산성의 감소, 로봇의 역할은?


 최근 로봇과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들이 농업 부문에 적용되면서 여느 산업 못지 않게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농업용 로봇은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한 곳에 집약되어 현저한 생산성 증대를 실현하고 있고, 수작업 위주였던 농산업의 근본 구조를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작물 수확용 농업 로봇 / 사진: Industrywired

 세계 최대의 농업 국가인 미국을 잠시 들여다 볼까요? 미국의 정책연구기관 뉴 아메리칸 이코노미(New American Economy)에 의하면, 미국에서 농업은 연 1,300억 달러(약 143조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85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종사하는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노동자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규제하는 정책이 실행되면서 외국인 농업 인력의 75% 가량이 감소하였고, 이로 인해 미국 농업시장의 전반적인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해오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 농업은 인건비 상승과 노동력 부족이라는 2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용 로봇기술(Agri-Robotics)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존디어(Deere & Company), 트림블 네비게이션(Trimble Navigation), 애그정션(AgJunction)등 기업들은 첨단 기술과 융합해 세계 최고의 농기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인건비 상승과 노동력 부족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의 공통 현상입니다. 이전에 소개해드린 네덜란드의 파츠(PATS)와 같이, 농업용 로봇의 필요성을 인지한 국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로봇 기업을 개발해 농업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은 이미지 센싱과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개념의 농업용 로봇을 개발한 ‘블루리버 테크놀로지’ (Blueriver Technology) 입니다.



Blue River Technology: 제초제 사용을 1/10로 줄인 머신러닝 로봇 


Blueriver Technology


 블루리버 테크놀로지(Blueriver Technology)는 이미지 센싱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활용해, 기존 방식 대비 제초제 사용량을 90% 절감하고 종자의 생산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가진 농업 로봇 기업입니다. 캘리포니아주 농업 연합(California Farm Bureau Federation)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농장주 대상 설문에서 55%의 응답자가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경험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수확을 연기하거나 포기했다는 응답률도 32%에 달할 만큼 농장주들의 고통이 큰 지역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던 조지 헤로드(Jorge Heraud)는 자신이 직접 농장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 트림블 내비게이션(Trimble Navigation)에서 14년 간의 경력을 보유한 임원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4개의 기술 농업 회사 인수합병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업 개발 분야의 커리어를 쌓은 조지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MBA)에 입학하여 본인의 자질을 더욱 갈고 닦기로 결심했습니다. 


블루리버 테크놀로지의 공동창업자 리 레던과 조지 헤로드 / 사진: Kazu


 그는 경영대학원 창업 수업에서 훗날 자신의 공동 창업자가 될 리 레던(Lee Redden)을 만나게 됩니다. 리 레던은 나사의 존슨 우주 센터(NASA’s Johnson Space Center), 존스홉킨스 응용 물리학 연구소(Johns Hopkins Applied Physics Lab),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실 등 여러 곳의 연구실에서 로봇을 연구했던 로봇 엔지니어였습니다. 리 레던은 풍부한 연구 경력을 기반으로 블루리버 테크놀로지의 CTO(Chief Technology Officer)를 맡으며 로봇 기술 분야를 탄탄하게 다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잡초에만 농약을 뿌리는 ‘씨 앤 스프레이’(See and Spray) 


상추와 잡초를 자동으로 구분하는 이미지 인공지능 분석 / 사진: Blueriver Technology


 조지 헤로드와 리 레던은 여러 종류의 작물을 후보에 두고 고민하다, 결국 상추(Lettuce)에 컴퓨터 비전 기술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추는 1년에 최대 10회 재배가 가능한 작물임과 동시에,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내 상추 총 생산량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는 상추 재배 과정 중 상품성 없는 상추를 수작업으로 제거하는 ‘상추 솎아내기(Lettuce Thinning)’ 작업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점에 착안해 본격적인 머신러닝 기반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미국내 상추 생산량 비율 / 자료: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상추 수확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는 분당 5,000장의 사진을 촬영해 AI가 0.02초 안에 상추와 잡초를 구분하는 ‘씨 앤 스프레이 기술(See and Spray Technology)’을 개발했습니다. 씨 앤 스프레이는 트랙터 아래의 카메라가 토지를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분석해 잡초와 작물을 식별하고, 잡초가 자란 부분(Point)에만 제초제를 분사하는 자동화 로봇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훗날 ‘상추 솎아내기(Lettuce Thinning)’가 필요한 상추를 사전에 제거하는 한편, 정상적인 상추는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생산성 높은 작물로 성장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제초제 사용을 줄여 경제적, 환경적 장점을 가진 ‘씨 앤 스프레이’ / 사진: Inc.com


 씨 앤 스프레이 기술은 2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잡초 부분에만 제초제를 분사하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제초제를 ‘분무’할 때보다 90%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매년 250억 달러(약 27조 550억 원)어치의 제초제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1/10 수준으로 절약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두 번째는 화학 약품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후세대의 농업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화학약품 사용량이 방대해지면서 농약에 내성을 가진 잡초가 생겨나는 한편, 토지의 화학 물질 누적 잔류량도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한 블루리버의 씨 앤 스프레이 기술은 제초제 사용량 90%를 절감해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우수한 기술로 평가받기 시작했습니다. 



생산성 예측을 위한 3D 스캐너 ‘ZEA’ 


3D스캐너를 통해 자동으로 작물을 분석하는 블루리버테크놀로지 / 사진: Medium


 2015년 블루리버 테크놀로지가 출시한 3D 농작물 스캐너 ‘제아’(ZEA)는 농업 데이터 수집을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제아(ZEA)는 농작물의 간격, 높이, 잎의 크기를 측정하고, 알고리즘을 적용해 성장 가능성과 필요한 물의 양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ZEA를 활용하면 농부는 성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넓은 옥수수 밭에서 줄자를 들고 걸어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요. 현재 ZEA는 미국 중서부 옥수수 재배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데이터에 기반해 생산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은 대형 농업회사들을 주목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렇게 탄탄한 기술적 경쟁력을 갖춘 블루리버 테크놀로지의 연간 추정 매출은 6,500만 달러(약 703억 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4번의 펀딩을 거쳐 총 3,030만 달러(약 327억 원)를 유치해내며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결국 2017년 9월,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는 글로벌 농기계 제조기업 존디어(John Deere)로부터 데이터 농업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3억 500만 달러(약 3,301억 원)에 인수되었습니다. 존디어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존디어 산하의 다양한 농업 기술과의 융합 가능성을 확보한 블루리버 테크놀로지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국 스타트업에게 주는 혁신창업의 기회 


 그동안 여러 편의 글에서 소개했듯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농업에 폭넓게 적용되면서 혁신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농업용 로봇, 인공지능 드론, 자율주행 농기계 등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휴경지 증가 등의 문제에 직면한 농업 현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ICT기반의 다양한 기술 요소를 적용 시 새로운 기술 창업의 보고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외 농업 선진국에 비해 국내 농업용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시장이고, 시장 규모 또한 2022년에 2,700억원 규모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 농업부문의 수십 조원에 이르는 시장 규모와 우리나라 중소벤처 기업들의 기술 운용 역량을 감안할 시, 역설적으로 농업용 로봇 시장 이야말로 블루 오션(Blue Ocean)이 아닐까요? 첨단 기술이 들어간 ‘로봇 기술’ 이라도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개척된 농업용 로봇 시장은 용기와 혁신 마인드로 무장한 청년 예비 창업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오히려 더 큰 기회를 가져다 주지 않을까요?   



미래 기업가가 항해 할 농업용 로봇 시장의 전망


 로봇 기술이 미래의 농업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가치 사슬을 변화시킬지는 글로벌 차원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IDTechEx의 카샤 카파카데(Khasha Ghaffarzadeh) 박사에 따르면, 농업용 로봇과 드론은 초정밀 자율 농업을 가능하게 하여 현재 농업 산업이 직면한 주요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로봇 착유기, 모바일 낙농장 로봇, 자율 농업용 소형 로봇 (예: 제초 및 다중 플랫폼), 자동 조향 및 완전 무인 자율 트랙터, 로봇 작물 수확, 농업용 드론 및 무인 스프레이 헬리콥터 등의 기술 로드맵을 통해 향후 20년의 농업 시장에는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아래 자료와 같이, 캬샤 박사는 자동화 제품군의 가치 예측 모델을 통해 2040년까지 박사는 농업용 로봇 및 드론 시장이 350억 달러(한화 약 39조 3,225억원)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측 범주를 정의했습니다. 그 안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는 몇 가지 기술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단기적으로 자동 조향(Auto Steer) 기술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28년 기준 무인 자율 트랙터가 약 70만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무인 자율 트랙터는 기술 자체적인 문제가 아닌, 규제와 높은 센서 비용, 기술에 대한 농부의 신뢰 부족으로 대규모 시장 형성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2024년부터는 천천히 변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무인 자율 트랙터는 정점에 이르러, 매출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0-2040년 농업용 로봇 시장의 규모 변화 예측 / 자료: IDTechEx


 농업용 소형 로봇 역시 급부상할 전망입니다. 소형 로봇의 성공의 열쇠는 함대 기동(fleet operation)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관리하는 작업을 함대 기동 관리(fleet operation management)라고 할 수 있는데요. 비즈니스 운송에 의존하는 기업은 함대 기동 관리로 하여금 차량 투자와 관련된 위험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여 효율성,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운전자 없이 원격으로 운영되는 소형 로봇은 2024년을 시점으로 매출이 빠르게 증가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소형 함대 기동에는 데이터 수집에서 잡초 제거 등 다양한 기능의 제공으로 진화, 2040년까지 31억 달러(한화 약 3조 4,828억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자, 이제는 농업 비즈니스의 시장이 이전 보다 좀 달라 보이나요? 각 종 기술 혁신의 보고라도 봐도 무방할 미개척된 농업 시장에서의 잠재적인 기회는 여러분들에게 스스로 찾아가지 않습니다. 가속화되고 있는 기술 진보의 앞에서 이제는 비즈니스 혁신의 주인공인 청년 예비 창업가가 나설 때입니다. 세계 농업현장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니콘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로 살펴 본 농업용 로봇 시장의 이야기였습니다. 






Where?            미국 캘리포니아

When?             2011년

What?              이미지 센싱, 3D 스캐너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식물 자동 분별 및 제초기술

Who?               Jorge Heraud, Lee Redden

Why?               농촌의 노동 인구 감소 및 인건비 상승 문제를 해결하고 제초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How?               컴퓨터 비전 기술과 머신러닝, 로봇공학을 집약한 기술 개발 



References


2019년 농림어업조사결과, 통계청

LS엠트론, 국내 최초 독자 개발한 자율작업 트랙터 시연 성공, 농축수산신문, 2020/11/11

농업용 로봇 시장 - 연구개발특구기술 글로벌 시장동향 보고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18/02

농업용 로봇산업 기술진화, 어디까지 왔나, 스마트에프엔, 2019/11/11

로봇이 가져올 농업의 변화에 주목하자, MSD, 2019/06/04

로봇이 가져올 미국 농업의 변화, KOTRA 해외시장뉴스, 2019/05/15

미국 AI, 농사짓는 데도 적극 활용된다, 조선비즈, 2018/06/02

미래 농업을 말한다 - 전라북도 농업용 로봇 미래, (재)전북테크노파크, 2015

미래 농업의 혁신 '어그테크'...주목할 만한 스타트업은?, 뉴스비전, 2018/01/03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 존 디어가 인공지능 전문 벤처를 인수한 이유, 이코노믹리뷰, 2017/09/07 

Blue River Technology Releases New 3D Crop Scanning Tool, Precision Farming Dealer, 2015/06/19

How an Artificial Intelligence & Robotics Startup Got Acquired by John Deere, AFN, 2017/10/03

John Deere: Killing weeds precisely with See & Spray technology, Harvard Business School Digital Initiative, 2020/04/20

Lettuce-Weeding Robots, Coming Soon to a Farm Near You, Inc, 2017/06/16

New System From Blue River Will Aid Corn Research In Midwest, PrecisionAg, 2015/01/22

The Future of Robotic Weeders, Successful Farming, 2018/11/29

Yamaha Motor Invests in U.S. Startup Abundant Robotics— Automation in Horticulture solves Labor Shortage and Productivity Improvements, Yamaha,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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