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g andy Dec 21. 2016

길 떠나는 아침 ..정윤회 아들과 파워레인저

김제동 씨가 엠시를 봤던 mbc '환상의 짝꿍'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평범한'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과 연예인이 한짝이 돼 아이의 눈 높이에서 문제를 푸는.


당시 환상의 짝궁  출현은 그 또래 아이들의 로망 비슷한 거였다. 내 아이도 마찬가지였고.


초등학교 일학년인가 이학년인가 했던 아이는 그보다 더 어렸던 대엿살부터 '파워레인저'에 푹 빠져 있었다.


그때도 그 또래가, 지금도 그 또래가, 나 어렸을 때는 '독수리오형제'에 그랬듯이ㅡ.ㅡ  완전히 푹. 어느 정도냐 하면 이정도 였다.


'길 떠나는 아침'... 뭔가 그럴듯한 이 문장은,

파워레인저 1화의 제목이다.


아이는 파워레인저 1화부터 50화까지, 시즌 원의 소제목 50개를 줄줄이 꿰고 있었다. 그냥 단순히 순서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34화! 그러면 '뭐뭐뭐' 하고 이런 식으로,

 각 화마다 제목이 바로 튀어 나왔다. 그 화의 스토리와 결말, 장면, 강조점 까지 줄줄이 꿰고 있었다.


신기했다. 좋아하면 저리 되는구나 싶기도 했고.

애가 저리 환상의 짝꿍 나가고 싶어 하는데,


'오디션'을 보라했다.


저렇게 일요일 아침 환상의 짝꿍 할 때마다 테레비를 보며 광분하며 같이 문제를 풀고, 저렇게 나가고 싶어 하는데,


'파워레인저' 저거, 몇 화? 하면 몇 화! 맞히고,

소제목까지 줄줄이 대고,


저 상황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mbc에서 자료그림  구해 재미있게 편집할 수 있을테고. 승산있다. 오디션 보라 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오디션 떨어졌다.


'넌 장기가 뭐니?' 오디션을 주관했던 작가들의 질문에,

파워레인저 퍼포먼스를 한 것이 아니고 '노래'를 불렀다 한다.


그때도 묻지 않았고 그후로도 묻지 않아서

왜 파워레인저 가 아닌 느닷없는 '노래'를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암튼 그렇게 환상의 짝꿍 오디션은 탈락했다.


당시 환상의 짝꿍 피디와 나름 '특수관계' 였지만,

'좀 해주시라' 이런 말 할 엄두도 못냈고 그렇게 아이의 로망은 박살이 났다.


근데 뭐하다 기사를 보니 정윤회 씨의 아들은,

정윤회가 그랬는지 최순실이 그랬는진 몰라도 부모의 덕을 듬뿍 본 모양이다.  


드라마에 꽂아 넣으라고 mbc 높은 분들이 대놓고 피디들한테 요구를 한 모양이다. 한두편도 아닌거 같고.


http://v.media.daum.net/v/20161221095303070?f=m

케베쓰도 아니고 에쓰비에쓰도 아니고, 뉴스나 시사는 그렇다 치고 드라마까지. 엠비시가 얼마나

졸로 보였음, 아님 얼마나 졸 행세를 스스로 했으면.


자괴감이 든다.


오디션 탈락한 아이는 당시 새로 지은 엠비시 일산 센터를 구경구경다니다, 자력갱생으로 아주 웃긴 기회로 '무한도전'으로 테레비에 나갔다.


환상의 짝꿍 보다 무한도전 이 더 '대단'한 거라 위로 아닌 위로를 했지만, 기억이나 하고 있는진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경찰청장의 기자 간담회 ..그것이 알고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