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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령 Aug 21. 2016

아름다운 25살 청년의 스포츠 정신

메달보다 중요한 건 스포츠 맨쉽이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했습니다.


무더운 8월 밤을 달구었던 리우 올림픽도 어느새 폐막을 앞두고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새벽 늦게까지 웬만한 종목은 다 시청했다. 메달 텃밭으로 불리던 양궁은 예상대로 전종목을 석권했고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던 유도, 레슬링은 이번 올림픽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난 아무 말 없이 선수들의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지난 4년 동안 올림픽만 바라보고 악착같이 훈련을 했을 텐데 내가 그들의 마음을 단 1도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달랐다. 대한민국은 유독 성적지상주의라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메달 근처에도 가지 못하자 도른 넘어선 비난을 퍼부었다. 마치 자신들이 4년 동안 관심을 가져준 것처럼 말이다. 네티즌보다 선수들의 마음이 더 아플 텐데 인터넷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보면 즐기는 것보다 압박감에 심하게 당하는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전했다. 금메달을 흭득못하고 동메달을 획득한 레슬링 김현우 선수는 기자들과 인터뷰 현장에서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대체 뭐가 죄송하다는 걸까? 오히려 우리가 선수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4년마다 한 번씩 관심을 가져줘서 미안하다고 평소에 관심을 가져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4년 동안 올림픽만 바라보고 왔을 텐데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땀과 부상, 인내를 견뎠는지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올림픽 무대 단 한 번의 기회만으로 평가되는 게 너무 가혹하다. 이번 올림픽 메달리스트 인터뷰 중에서 인상에 남는 인터뷰가 떠올랐다. 


경기 직후 상대방 손을 치켜세워주는 이대훈

유독 올림픽하고 인연이 없는 남자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태권도 68KG 은메달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태권도 68KG 동메달 이대훈 선수였다. 그는 올림픽 전 인터뷰에서 '메달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태권도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라는 말을 했다.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태권도라는 종목을 화려한 발기술과 과감한 공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는 8강전에서 예상치 못한 상대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패하고 말았다. 그는 경기가 끝는 직후 상대방 선수의 손을 번쩍 들어주면서 스포츠 맨쉽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결국 그는 다리 부상까지 당하면서까지 동메달 결정전에서 부상 투혼으로 상대방에게 화려한 발기술과 과감한 공격을 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금메달보다 더 중요한 스포츠 맨쉽과 우리 스포츠인들이 가져할 자세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주위 시선과 기대에 대해 오히려 반대로 부정의 자세를 취하면 부담감이 줄어든다. 메달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게 된다.” 


"상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훌륭한 선수였다. 매 상황 즐기면서 대처하는 상대 선수를 보면서 나도 많이 배웠다. 예전에는 경기에 지면 슬퍼하기 바빠서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물론 경기에 지면 속으로는 화가 많이 나지만, 그럴 때도 상대를 존중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도 내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평생 갖고 살 것도 아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또 하나의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졌다고 기죽어 있고 싶지 않다."


"승자가 나타났을 때 패자가 인정하지 못하면 승자도 기쁨이 덜하다. 패자가 인정하면 승자도 더 편하게 다음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지난 17일 동안 대한민국 국민을 즐겁게 해 준 모든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더라도 그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많은 국민들도 비난보다는 따뜻한 한 마디로 선수들에게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 지난 4년간 어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선수이니깐 적어도 수고했다는 한 마디는 받을 수 있는 선수니깐 다만 아쉬운 점은 지상파 3사에서 다양한 중계를 못 보여준 게 아쉽다. 메달 획득이 유력한 종목만 보여주는 건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에게는 한번 더 서러움을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선수들의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지상파가 됐으면 한다. 또한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주요 드라마, 예능 등이 방영이 되지 않아서 일부 팬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4년에 한 번 있는 각본 없는 드라마인데 한 번쯤은 양보해도 되지 않을까?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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