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에 연휴가 끝나고 맞이하는 3월의 월요일 아침.
2월까지는 연간 계획을 세우는데 집중했고, 그 끝이 계획대로 될지는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어쨌든 계획이라는 걸 완성하기는 했기 때문에 다소 부담을 덜고 3월을 맞이할 수 있었다. 비록 회사원들은 방학이 없고 또 오늘 개학한 건 아니지만 분위기는 개학을 맞이하는 학생들과 비슷하게 약간의 설렘을 안고 시작하는 3월의 첫 근무일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출근길도 막히는 구간이 별로 없이, 산뜻하게 지나갔다. 언제인지 모르게 이미 해는 비스듬하게나마 출근길을 밝히고 있었다. 해가 만드는 그 빛깔 덕분에 기분은 조금 들뜬 것일까. 봄을 맞이하여 하늘을 다소 뿌옇게 만드는 미세먼지가 그 밝은 빛을 조금 바래게 했지만 그래도 3월의 월요일 아침은 밝고 산뜻하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은근히 들뜬 분위기가 있다. 푹 쉬고 온 덕분인지 사람들에게서는 기운이 뻗친다. 빈자리가 있는데도 그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는 기운이 있다. 오히려 모든 이들이 일제히 출근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덜 부담스러운 아침이다. 모든 사람들이 제 자리에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면 부대끼는 느낌이었을 거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학부형들의 자리다. 그렇게 회사에는 학교가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있다. 아침나절을 분주했던 이들이 회사에 마련된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정신 차리고 나면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오후를 보낸다.
사람들의 기운이 넘쳐났기 때문일까. 사건사고들도 넘쳐난다. 근무일은 언제나와 비슷하지만 그래도 3월의 첫 근무일인데 쉽게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평소에는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들로부터 메일이며 전화가 온다. 아마도 다들 새 마음 새 뜻으로 일을 시작하려고 하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일이다. 기운이 너무 넘치면 걸려 넘어지게 마련이다. 사건사고들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 무엇인가 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가 아니라 너무 힘주다가 오히려 망쳐버리는 모습이 보인다. 더 망쳐지기 전에 지금 수습해야 하는데, 수습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원래 내 일 하기도 바쁜데 망가진 것들을 되살리는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이런 것 같다. 원래 내가 해야 하는 일도 잘하면서 갑자기 주어진 일들도 빠르게 잘 처리해야 하는... 그렇게 해야 일을 잘하는 사람인 거고 내가 해야 하는 일만 하겠다고 하면 같이 일하기는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린다. 주변을 돌아보면 남들에게 좋은 소리 듣는 건 포기하고 내 할 일만 하겠다고 선 긋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나는 아직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보람과 성취를 느끼고 싶다.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는 해결하기 힘든 일을 내일 해결할 숙제로 남겨두고 일과를 마친다. 회전문을 밀고 나오면 어느새 길어진 해가 건물 유리창에 비쳐 눈 부시게 하고 있다.
비로소 봄이 왔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