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못하는 강박...
술도 못하지만, 안주(安住)는 더더욱 못한다.
사전에서 안주의 뜻을 찾아보니
'한곳에서 자리를 잡고 편안히 삶' 또는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함'이라고 쓰여있다.
강박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야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말로는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한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왜 매일 밤마다 '또 다시 나태한 하루를 보내고야만 나'에게
실망하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걸까.
소소한 밥벌이가 가능해지면
나는 마음편히 '안주'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순진한 생각이었다, 참으로.
내가 얼마나 자본주의에 찌들고,
물질에 대한 탐욕과 욕망으로 가득차 있는지 몰랐다.
더 윤택한 삶을 위하여,
더 기름진 식사를 위하여,
더 빠른 이동수단을 얻기 위하여,
더 긴 휴가를 즐기기 위하여,
나는 더,더,더,더 나를 채찍질하고 싶다.
나의 탐욕의 깊이를 미처 깨닫지 못한 순진한 나,라는게 애당초 가능한 말인가?
필시 '나'라는 말을 쓸 때에는 '온전한 하나'로써의 '나'를 의미하는데
'약아빠진 나'와 그걸 모르는 '순해빠진 나'의 양립이 가능한지 도저히 모르겠다.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밤이다.
나는 나를 혹사시키는 더 멋진 이유를 찾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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