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학원 출근을 안 하는 날이다. 퇴사하고 잠시 백수가 된 남편과 서울 데이트 겸 일처리 할 것도 할 겸 다녀왔다. 오후 2시쯤 나갔는데 찜통 같은 더위가 온몸을 감쌌다. 으으 무섭다. 이번 여름엔 또 얼마나 더우려고!
서울에서 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백만 년 만에 쇼핑을 했다. 결혼 후 체중이 계속 불어나 일단 바지들은 한번 다 큰 사이즈로 물갈이를 했으나 상의는 어찌어찌 버텨가며 입었다가... 더 이상 입고 나갈 옷이 없어서 쇼핑에 나선 것이다. 하물며 운동하러 나갈 때 입을 옷도 변변찮아서 고생이었다.
스몰이나 엑스스몰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내가... 이제 미디엄이나 라지 쪽에 기웃거리다니. 세월 참~
나는 평소 ZARA 브랜드를 참 좋아한다. 내 눈엔 예쁘고 개성 있는 옷들이 한가득인데 사실 실용성만 따지자면 고를 게 별로 없긴 하다. 내가 고집을 피워 ZARA에 갔는데 평상시에 자주 입을 옷으로는 애매해서 소득 없이 나왔다. 남편은 "여보는 MIXXO 옷들이 잘 어울려"라면서 ZARA는 별로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열 받는 것은... 남편이 골라 준 옷들이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억지로 입어보면 나랑 잘 어울린다는 사실이다. 내 눈에 이쁜 옷과 내 얼굴이 안 어울린다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흑흑
예전에는 무난함 하면 따라올 브랜드가 없었던 유니클로를 자주 갔지만 일본 불매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딱 끊었다. 그래서 선택한 브랜드는 스파오였다. 그냥 한번 들렸는데 편하게 막 입을 수 있는 바지가 있어서 싼 가격에 2개를 골랐다.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맛난 쌀국수를 먹고 다시 마지막 쇼핑을 위해 미쏘를 갔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역시나 나에게 잘 어울리는 디자인의 옷들. 남편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여러 벌의 옷을 입어봤다. 고르는 족족 적당히 잘 어울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베스트 몇 개를 추려 구매했다.
반나절 쇼핑만 끝냈는데 만보가 넘게 걸었다.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졸음을 참으며 오늘 걷기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이미 하루치 걷기 할당량은 채웠지만 왠지 운동을 위한 걷기가 아니라 양심에 찔린달까?
2020. 06.09 매일 걷기 57일차!
나는 집 앞 작은 공원을 한 바퀴 걷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오늘도 걷기 운동을 했다는 상징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