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쉬는 날이었지만 하루 종일 바빴다. 유도분만 일정이 잡혀 입원을 하는 친언니를 보러 점심때 들렀다. 우리 집에서 언니네 집까지 전철만 꼬박 1시간 30분을 타야 해서 자주는 못 가는데 아이 낳기 전에 얼굴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시간을 냈다. 요새 또 호르몬 변화 때문에 기분이 들쭉날쭉했는데 언니를 만나니 우울했던 기분이 풀렸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두하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니가 첫아이를 낳았던 날도 내가 휴가여서 언니네 집에 갔었다. 그땐 언니도 경험이 없다 보니 나와 대화를 하면서도 종종 "배가 어제 새벽부터 아팠는데 이게 가진통인가? 아니면 아이가 진짜 나오려는 건가?"하고 더욱 경험이 없는 나에게 자꾸 되묻던 것이 생각났다.
결국 몇 시간 뒤에 더 이상 안 되겠다면 이게 뭐든 병원에 한번 가보자며 나섰는데 그 뒤 몇 시간 만에 첫 조카가 태어났다. 나는 아이가 원래 이렇게 금방 나오는 건가 어리둥절했고, 살면서 언성 한번 높인 적 없던 언니가 출산 직전 내지르는 비명에 "우리 언니도 저렇게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하고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난다.
언니가 병원에 입원하는 저녁 시간이 되어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배가 싸한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직감했다. 토요일에 병원에서 화유 진단을 받고 곧 생리 같은 피가 나올 거라 이야기했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글들을 조합해볼 때 평소 생리통보다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배는 싸르르 아팠지만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제대로 끝을 내야 새로운 시작이 가능한 법이다.
2020.06.16 매일 걷기 64일차!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9시가 넘었다. 하루 종일 걷기도 많이 걸어 거의 만보 가까운 숫자가 찍혔지만, 매일 해오던 걷기 루틴을 지키고 싶어 간단히 집 앞만 한 바퀴 걸을 요량으로 밖으로 나왔다. 걷다 보니 평소 가던 공원에 도착해 있었다. 막상 나오니 집 앞만 걷기에는 아쉬웠던 것이다. 공원을 딱 한 바퀴만 걷고 들어가려고 반 바퀴쯤 걸었을 때 강한 복통이 훅 느껴졌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적당히 타협을 해야 한다. 나는 급히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랫배가 싸하게 수축하는 느낌이 든다. 내일은 컨디션이 어떨지 모르겠다. 며칠간 요동치던 기분이라도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운동 후 물 한잔 D+7
오늘도 운동 후 쑥가루를 탄 물 한잔을 마셨다. 물 마시는 습관은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이란 생각이 든다. 꾸준히 이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