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영어강사의 낯 뜨거운 영어공부 에피소드
그럼 밤마다 이불을 걷어찰 각오를 하시라.
100% 효과 보장!
그 무엇보다 빠르고, 절대 실패 없는 영어공부 방법!
(본격 '영어공부 학습서인 척하지만 알고 보니 그냥 미국 고등학교 생활에서 오지게 창피당하며 영어 배운 ssul 푸는' 에세이)
Prologue 프롤로그
때는 모든 아이들이 매 맞고 자라던 시절이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구둣주걱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평범한 어린아이였다. 구둣주걱 숨길 시간에 눈높이 영어 한 장이라도 더 풀었으면 그렇게 맞을 일도 없었을 텐데 나도 참 대단했다. 적당히 맷집으로 버텨가며 애국(?)을 했지만, 내 인생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평생 미국 안 가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살던 내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것이다.
만 14살, 나는 미국 뉴저지 주에 Cliffside Park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알파벳만 겨우 뗀 내가 한순간에 미국에서 살게 된 것이다. 사교육이라고는 눈높이 영어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제대로 풀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이젠 정말 영어를 배우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라 했던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영어를 못 할 줄 알았던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미국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여러분이 내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얼마나 영어를 못했는지 알았더라면 이 대목에서 나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숱한 이불킥의 순간들이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니 결코 헛된 이불킥이 아니었다.
살면서 몸으로 익힌 언어라서 그런지 영어 단어마다 추억이 한가득이다. 나의 웃픈 영어공부 에피소드들을 읽으면 '쟤(저런 똥멍청이)도 했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샘솟을 것이다. 곁다리로 얻게 되는 영어 상식은 보너스! 이렇게 유익한 에세이가 또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어공부에는 이불킥만 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