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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뮤 May 06. 2020

동네 카페에서 떠나는 조지아 여행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저자 권호영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알게 된 Erin작가님께서 얼마 전 첫 책을 내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에게 미국에 있는 조지아주가 아닌 조지아라는 나라를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작가님께서 조지아를 보름간 여행하며 쓴 에세이를 발간하신 것이다. 작가님의 여행기를 브런치를 통해 틈틈이 읽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나 온 결과물이 무척 기대가 되었다.


때마침 작가님께서 올려주신 이벤트 글을 읽고 신청을 했다. 어차피 사서 읽으려 했던 책이지만 혹시나 당첨된다면 한 권은 조지아에 같이 여행 가자고 말해 둔 쌤에게 선물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내가 이벤트에 응모했다는 사실도 잊고 있던 어느 날 의문의 택배가 집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친필 메시지가 적힌 엽서까지 들어있는 책이 도착한 것이다.


가슴이 방망이질 쳤다. 마치 조지아 여행 티켓이라도 당첨된 듯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아담한 사이즈에 분위기 있는 표지 사진을 보니 당장 읽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뜸을 들이기로 했다. 이 책만큼은 하나의 의식을 치르듯이 경건(?)하게 읽겠노라고.


책을 받은 다음날 나는 가방에 딱 이 책만 넣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근처 카페에 갔다. 달콤 커피. 넓고 쾌적한 공간과 책을 읽거나 혼자 작업하기에 최적의 자리 배치 때문에 다른 카페를 갈 수가 없다.


경건하게 읽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평소에 주문하던 메뉴가 아니라 케일레몬 주스를 시켰다. 카페에 앉아 조지아 여행을 떠나면서 내 몸도 디톡스 할 요량이었다.


책은 아주 담백했다. 흔히 여행에 관한 책이라면 두 종류가 있다. 여행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과 여행을 하며 느낀 것들을 쓴 에세이. 이 책은 큰 틀에서는 여행 에세이라고 칭해야 할 것 같지만, 여행 안내서로써의 역할도 제법 해내고 있다. 조지아라는 나라가 워낙 생소하다 보니 처음부터 각 잡고 '조지아 여행은 이게 정석!'이라고 정보를 토해내는 책 보다 '조지아라는 나라의 매력은 이거야!' 하면서 유혹하는(?) 가벼운 에세이가 너에게 더 효과가 컸다.


죽기 전에 조지아에 꼭 가보리라!


이 책을 읽고 나서 버킷리스트 하나가 추가되었다. 특히나 만년설이 덮인 산맥을 감상할 수 있는 카즈베기의 룸스 호텔은 내 모든 여행의 로망이 농축된 공간이었다.


나의 로망이 된 카즈베기 룸스호텔!!

건강한 음료를 홀짝이며 느긋이 읽는 여행책의 맛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비록 몸은 한국에 있지만 멋진 곳에 피서를 온 느낌을 받으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조지아라는 멋진 나라를 여행하는 작가님도 부러웠지만 무엇보다 낯선 장소의 낯선 사람들과도 친근하게 인사하고 해사하게 미소 짓는 작가님의 친화력과 다정함이 실로 부러웠다. 나는 겁도 많고(낯선 사람, 낯선 장소 모두에게)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여행지에서 격 없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지 못해서 며칠 뒤에 또 다른 카페를 찾았다. 이 카페는 아인슈페너가 너무나 맛있는 곳이라 공간이 협소하고 좀 불편하더라도 가끔 갈 수밖에 없는 곳이다. 달달한 아인슈페너의 색감이 책의 표지와 찰떡궁합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코로나가 언제쯤 종식될까'였다. 하루빨리 국가 간의 교류가 재개되어야 조지아를 갈 수 있을 텐데 하하핫.





다시 한번 멋진 곳을 알려주시고, 멋진 책 써 주신 Erinandyou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멋진 여행기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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