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기준 Aug 08. 2020

지능과 영어의 상관관계

(부모의 지능과 공부의 관계)


'엄마, 아빠는 공부를 잘했는데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은 거 같아 걱정이에요'


흔히 공부의 학습량과 결과물이 비례하지 않는 학부모님의 하소연이다. 이때 필자는 개개인의 학습 속도 차이가 있으니 올바른 방향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면 결과물은 반드시 나올 거라고 말씀드린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할까? 바로 시험을 잘 보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개념은 시험 결과를 기준으로 한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를 잘하냐 그렇지 않으냐의 표준은 점수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공부는 잘한다고 할 수 없다. 


'영어 역시 점수를 바탕으로 잘함과 못함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필자가 지도한 학생이 있다. 학생의 엄마는 영어 선생님이다. 


'엄마가 영어 선생님이니까 아이도 당연히 영어를 잘하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았다. 점수를 기준으로 말하면 못하는 학생이고 아직은 영어가 느린 학생이었다.


아이를 지도하며 어머니와 상담할 기회를 여러 차례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영어 선생님이니 나만의 방식으로 내 아이의 영어만큼은 잘 지도해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하셨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영어는커녕 아이와 사이만 나빠져 갔고 시간이 갈수록 아이는 전체에 걸쳐 학습능력 저하를 겪으며 학업에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하였다. 특히 영어를 제일 싫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가 공부한 자료들은 말한다. 100퍼센트의 비율로 보면 부모의 지능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30% 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공부를 잘했든 또는 잘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을 살펴보면 내 아이에게 '머리'를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태도'를 물려 주려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태도'는 부모가 경험했던 공부 해 대한 좋은 정서나 습관, 그리고 가치관 등이라 할 수 있다. 즉, 부모 자체가 아이에게 좋은 학습 환경이 되는 것이다.


흔히, 부모가 한 분야의 전문가일 때 그들의 자녀들도 기본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주겠지 하고 생각하기 쉽다. 

그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머리' 때문이라기보다 '태도' 때문이다.


필자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카이'라는 친구가 있다. 카이는 공부를 잘했다. 반에서는 물론이었고 항상 전교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친구들은 의아해했다. 


'우리랑 똑같이 웃고 떠들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 어떻게 시험에서 월등한 결과를 낼 수 있지?'


어느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하루는 카이는 몇 시까지 공부하는 것일까 궁금하여 공부하는 틈틈이 카이 방의 불빛이 언제쯤 사라지나 확인한 적도 있었다. (필자의 집에서 카이의 집이 보였다) 왠지 공부를 안 했다고 말하고 밤샐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필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평소보다 일찍 불이 꺼지는 것이었다. 다음날 카이를 만났다. 


'헤이~카이, 어제 몇 시까지 공부한 거야?'

'글쎄, 11시 좀 넘어서?'


사실이었다. 카이는 시험일의 4과목도 다 만점인 거 같다고 하였다. 대단한 친구였다. 당시에 필자는 카이가 그저 대단하다고만 생각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필자는 그저 카이가 대단하다고 '생각만' 했다는 것이었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카이의 학습 태도와 공부법을 배우려 했었을 거 같다. 맨날 축구만 하며 웃고 떠들기만 하는 거 말고, 말이다(웃음). 


대입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필자가 카이에게 물었다. 


'카이, 중학교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 공부를 잘하는 비결이 뭐야?'
'맨날 책책 하며 다니지도 않았으면서 말이야.' 


카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운을 떼었다. 


'그냥, 책 좀 읽고 할 건 꼭 하고 넘어갔던 거 같아'


그렇다. 같이 놀며 시간을 보냈지만, 학년이 지나면서 정말 할 건 하고 넘어간 거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할 건 하고라는 것은 꼭 알고 넘어갈 것에 대한 '학습량'이었다. 


카이의 어머님은 교육업에 종사(事)하셨는데 한 번도 숙제했니 성적이 어떠니 말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다만, 계획을 세우는 법, 실천하는 법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다고 하였다. 그리고 항상 집에서 책을 읽는 부모님 모습을 보고 본인도 책을 읽었다고 했다. 특히, 카이는 화장실에서 책을 읽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카이는 'SKY'중 한 대학에 합격했다. 입시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카이의 공부 태도는 '독서' 그리고 '환경'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머리가 아닌 태도로서 학업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영어를 할 줄 아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아이에게 되도록 '머리'를 이용한 결과물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경험한 '태도' 즉 마인드를 물려줄 생각을 해야 한다. 


영어공부는 느릴 수도, 빠를 수도 있다.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영어를 잘하나 못하냐의 잣대로 아이의 영어실력을 판단하는 것보다 아직 올바른 학습태도가 형성되지 않아서 결과물의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부모가 가지고 있는 공부에 관한 잘못된 견해나 생각을 전해줘서는 안 된다. 그것이 너무 어렵다면 공부를 강요하지 말고 거리를 둔 채 잠시 바라보기만을 권하고 싶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 있어 영어공부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능과 재능이 절대기준이 아니다. 공부하는 내 아이가 가지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태도가 핵심이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하길 바란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 자신감을 계속 불어넣어 줘야 한다. 인간의 능력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내 아이가 '난 여기까지야'라고 정의하는 시점이 자신의 한계가 되는 것이다. 


지금의 내 아이의 영어공부에 대한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한다면 분명히 열매를 맺을 거라는 믿음을 계속해서 보내줘야 한다. 


부모가 편견을 고칠 때 내 아이의 영어 한계점(點)도 같이 성장한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아이는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