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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기준 Aug 07. 2020

당신의 아이는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까?

영어 공부 혼자 하기


영어는 언어이다. 언어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대화와 소통이다.


축적된 지식이 있어야 대화를 할 수 있다. 언어 사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 쌓여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당신의 아이는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까?’


얼마 전, 필자가 즐겨보는 다큐멘터리에서 다뤘던 내용이다.


필자의 생각을 사로잡은 사례는 ‘엄친아’ 아이의 사례였다. 중학교 2학년까지 학업과 관련한 거의 모든 상장을 보유한 속히 말해 ‘엄친아’라 불리는 학생 이야기.


하지만 요즘 엄친아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중3부터 학습에 급격한 무기력이 찾아왔다고 한다.


큰 이유는 하나였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원인이었다. 비대면 수업이 엄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학습 무기력'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엄친아의 중3 이전 학습 패턴은 거의 ‘암기’ 위주였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엔 학교와 학원을 이용한 공부만을 했다고 하였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코로나로 인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에 대한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흔히 학원가에선 중2가 되면 유의미한 영어성적이 나타난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까지는 암기식 공부가 영어성적을 만들어 내는 데 큰 무리가 없으며 중1의 공부는 초등학교 공부의 연장선으로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부터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영어를 기준으로 문법이라는 신세계가 펼쳐지는데 이는 암기로 다 커버할 수 없다. 문법에는 변수가 존재하는데 단순 암기로는 변수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부방법의 변화 없이 이전 방식을 고수한 학생들은 '진짜 성적'을 접하게 되고 그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부랴부랴 학습량을 늘려보고 나름의 학습체계를 바꿔보며 시간과 비용을 더 투자한다.


핵심은 '양(量)'이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 위주의 공부를 하지 않는 한, 어미가 주는 모이를 주는 대로 받아먹기만 하는 아기새와 같은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론 학년이 오르면 오를수록 영어성적이 떨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사고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단순 암기를 해서 문제를 풀어내는 것보다 충분히 이해하고 생각하여 해결한 질문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실력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어떡하란 말인가요?'


모든 교과목이 그렇다고 말하진 못하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모른다고 무조건 외우기 식의 공부법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긍정의 견해로 단순 암기식 영어 공부는 70점 구간의 점수는 만들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다. 고학년이 될수록 부교재, 유입물은 증가할 것이고 수능화 된 유사 문제들이 자주 나올 것이다. 기본 암기를 이용해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 과정을 경험하는 것과 암기만 해서 시도하는 공부는 전혀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가창 큰 차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바로 ‘틀린 문제를 대하는 자세’이다.


틀린 문제를 단순히 정답 확인만 하고 넘기느냐 아니면 스스로 소화하여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가는가이다.


 핵심은 '스스로'와'이해'이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조건이 선행되었을 때 내 것으로 만드는 이해과정이 생긴다. 틀린 문제를 꼼꼼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험이 쌓일수록 객관식, 주관식 상관없이 흔들림 없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문제 편식이 사라진다.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객관식이라서 맞추고 주관식으로 나와서 틀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시험 언어에 따라 성적이 들쭉날쭉하다는 것은 진짜 실력이 아니다.


성적 향상에 필요한 유용한 실천 도구를 소개하겠다.


바로 '오답노트 만들기'이다. 단순히 '오답노트'가 아니라 '오답노트 만들기'이다. 만드는 행위에서도 배움이 일어나야 한다.
많이 들어봤을 내용이거나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옳은 방법으로 만들고 있는지는 질문해 봐야 한다.


'오답노트 만들기'를 귀찮아하거나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더러 있기도 한데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경우다. 틀린 것을 다음에 틀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과 이럴 시간에 다른 문제를 빨리 더 많이 풀어보는 것은 천지차이(異)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는 오답노트가 결국 시간을 줄여 준다는 것을 명심하자. 오답노트를 만들지 않으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 지을 수 없다. 


'오답노트'를 만들 때 꼭 추가 노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시험지나 문제집에 충분한 글 공간만 있으면 된다. 성의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노트를 만드냐 마느냐의 선택은 학생의 몫으로 남기겠다. 그저 언제든 확인할 수 있고 본인에게 적절한 직관적 방법을 선택했으면 한다. 


도움을 주자면, 객관식 문제와 서술형 문제는 다르게 다뤄져야 한다. 

공통 전제는 '틀린 문제 암기'가 아니라 '틀린 문제 이해' 이다. 명심하자.


문제를 틀렸을 때 꼭 정답이 아닌 다른 보기들도 챙겨야 한다. 정답이 3번인 문제가 있다고 하자. 정답인 3번만 확인하고 '아~ 확인했으니까 넘어가도 되겠다'라고 한다면 문제의 3분의 1만 소화를 한 것이다. 


문법문제의 예를 들면, 대체로 한 문항에 2~3가지의 문법 개념을 넣어 출제한다.

틀린 항목도 다 같이 정리하면 2~3가지 문법 개념을 한 번에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같은 개념의 문제를 접하였을 때 정답률이 올라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엄친아의 학습계획표(예시1)

그리고 '시간'이 아닌 '분량'을 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1시간 동안 공부하는 목표와 10문제를 풀어보자고 하는 목표는 달성률 자체가 다르다. 후자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시간이 아닌 학습량을 정하여 공부하면 더 집중하게 된다. 시간 채우기 식의 공부는 집중한 시간을 정확히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혼자 공부하기 힘든 학생일수록 적절한 분량 배분으로 학습 동기를올릴 방법을 써야만 한다. 


바람직한 학습계획표(예시2)

'나만의 영어학습일지'를 만드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때 분량을 기준으로 목표를 세밀하게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충분히 고려한 학습 일지는 이후 공부에서 오는 슬럼프도 효과적으로 넘길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학습도구이다. 초등학생은 너무 이르다. 필자가 앞서 말한 도구를 활용하는 시작점은 중학교가 적절하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엔 작은 걸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작은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는 경험들이 쌓여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결국 큰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 목표 달성에서 오는 성취감은 동기를 부여하며 이는 곧 나아가는 힘이 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욕심은 자제하길 바란다. 노트나 학습일지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깨달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 이제 도구를 만들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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