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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기준 Sep 15. 2020

엄마, 내신은 재시험이 없어요!

성장하는 영어습관을 잠금 해제하라

pixabay.com

유독 영어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필자가 생각하는 영어공부는 '알파벳이 모여 단어가 되고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단순 구조로 영어학습을 바라보았을 때 말이다. 문제는 영어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데에 있다.

 

영어는 곧 언어다. 언어는 곧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문화의 정의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 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필자는 ‘행동양식’과 ‘생활양식’에 집중하고 싶다. 이 두 가지 ‘양식’은 영어로 ‘pattern’으로 쓰인다. 행동으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단발적 행동이 아닌 축적된 행동을 뜻하기도 한다. ‘Pattern’의 의미에 규칙과 반복되는 행동의 의미도 포함하여 쓰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지속적인 그리고 규칙적인 행동을 한다 라는 의미이다.


영어는 단순 암기의 단편적인 배움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문화, 즉 행동과 생활이 영어공부인 것이다.


자녀의 성장하는 영어공부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부모의 눈높이를 아이에게 맞춰야 합니다. 사실 아이가 기대대로 따라 주지 않을 때만큼 맥 빠질 때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비친 아이의 모습은 완성된 것이 아니고 아이가 갖춘 능력의 전부인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현재 아이의 모습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앞으로도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므로, 하나씩 나아지는 아이의 모습에 재미를 느끼도록 부모의 마음부터 바꿔야 합니다.’


(신의진, 아이 심리백과)


영어에만 한정된 의미는 아니다. 아이가 성장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순간에 적용되었으면 한다. 적어도 부모의 품에 있을 순간에 말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아이에게 부모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쩌면 부모의 인정이 내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어려서 조금 느린 아이가 커서도 느린 아이가 될 거라는 염려와 우려를 조금은 줄였으면 한다. 아이의 능력보다 바라봐 주고 격려해주는 부모의 인정이라는 양분 속에서 내 아이는 더 튼튼하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시카 이야기]


필자는 항상 밝음을 유지하는 제시카를 6학년 여름방학 '예비중을 위한 특강'에서 만났다. 

제시카는 항상 맨 앞에 앉았고 또래에 아이들이 그렇듯 ‘BTS’의 얼굴이 새겨진 부채를 어김없이 들고 다니던 그런 학생이었다.


어느 날 필자는 수업을 하며 제시카에게서 하나의 학습 단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문제를 대충 본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사소한 습관이라도 나쁜 방향으로 형성이 되면 수정하기가 힘들다. 예를 들면 25문제로 구성된 복습 문제를 풀 때면 꼭 서너 개의 오답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물론, 문제는 틀릴 수 있고 그 개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Why’ 왜 틀렸을까?이다.


제시카의 성격 좋음과 털털함이 문제를 풀 때 필요한 꼼꼼함과는 비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틀린 문제를 제시카와 풀이하다 보면 제시카에게서 항상 안타까움의 탄식이 나왔다.


아~ 샘, 이거 잘못된 거를 찾는 건데 반대로 읽었어요’

'2번으로 표시하고 3번으로 적었어요'

‘샘, 이거 두 개 찾는 건데 하나만 찾았어요’ 등등.


특히 중학교 입학을 앞둔 학생들을 지도하면 볼 수 있는 흔한 상황이다.


문제를 풀다 보면 조바심이 난다. 문제는 조바심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제시카도 그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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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부터의 시작되는 내신시험은 재시험이 없다. 토익이나 기타 영어 시험들처럼 다음 기회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과에 따른 책임은 학생의 몫으로 돌아가는 시험의 특성상 단점의 보완은 필수다.


간혹, 아이의 성격과 공부를 연결시켜 해석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계속 틀리는 문제를 계속 틀려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처방은 그러했다.


‘제시카, 문제를 다 풀면 꼭 한번 다시 보는 게 필요해’

‘항상 스스로의 정답을 질문하는 자세로 풀어봐’

‘두 번을 읽었는데 틀린 것은 실수가 아니라 모르는 거야’


제시카는 어떻게 되었을까?


필자는 제시카를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지도했다. 제시카는 본인이 원하는 외고에 진학하였으며 지금도 간간히 안부를 주고받는다. 돌이켜보면, 학습의 사소하지만 잘못된 습관이 조금만 개선되어도 크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다. 습관을 개선한다는 것은 곧 성장을 의미하는데, 이 과정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시카는 틀린 문제를 아쉬워 하긴 했지만 자책하거나 좌절하진 않았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단점을 보완하여 반복하고 개선했다. 사소한 실수를 줄여 스스로의 실력을 믿게 되었고 이는 튼튼한 마음 근육으로 연결되었다. 


마음이 튼튼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결국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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