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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 Crown Aug 31. 2016

디자이너의 베를린 많이 보기 #2

디자인 스토어 모음, 독립출판서점 모토,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브런치 매거진 '디자인 영감'의 시리즈는 음식이나 여행의 팁이 아닌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디자이너)로서 얻은 영감을 나누고자 쓰는 글이다. 이번 독일 베를린의 다양한 디자인 스토어부터 이스트 사이드 갤러까지 본인이 얻은 영감이 여러분들에게 전해지기를.


<목차>

1. 베를린 디자인 스팟

2. 독립서점 모토(Motto)

3.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 하루를 마치며 / 사진 공유


1. 베를린 디자인 스팟

: 베를린에서 찾은 디자인 스팟들을 지하철역과 도로명을 중심으로 포스팅

(1) Hallesches Tor(지하철역)

역에 내려 강을 건너가면 보이는 디자인 스토어이자 카페 Hallesches Haus. 구글 맵스에는 식당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서 점심을 먹으러 갔으나 실패했다. 입구의 터프한 붉은 벽돌 외관의 자유로움이 좋은 곳이다. 낮에 본격적으로 시내로 움직이기 전 들러 커피 한 잔 마시기 좋은 카페이자 스토어. (정정, 브런치도 가능!)

디자인 스토어만 두고 보았을 때, 터프한 외관과는 달리 디자인 제품 하나하나는 섬세하다. 신경 써 고른 듯한 트렌디함이 굿. 또, 다양한 크기의 전구와 전선을 같이 파는 디피가 재미있었다.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 출품한 일광 전구 스토어가 생각났다. 그곳에서 디자인틱한 전선도 판매했다면 좋았겠다. 생각.




(2) Moritzplatz(지하철역)

크리에이터(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많은 장소가 이 역 인근에 모여있다. 목적한 곳(ÏMA Design Village)이 쉬는 날이라 못 갔지만 대신 생각지도 못한 장소를 보았고, 소개한다.

#Aufbau Haus

베를린의 호미 화방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순수 미술, 디자인, 건축에 관한 재료부터 책까지 다양한 제품을 큰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 화방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디자인 서적의 판매 규모가 크고 수요도 많다는 점. 책 몇 권을 펴보니 역시나 아직은 검색으로 세계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듯하다.




#Prinzessinnengarten

겁내지 마라. 그곳이 입구가 맞다. 누군가 이곳을 가겠노라면 이야기해주고 싶다. 풀만 무성한 입구를 지나면 비밀의 정원이 있다. 직접 재배하는 다양한 식재료, 나무 위의 벌집, 나무 그늘 속 테라스는 정말이지 어제의 베를린 하프반호프(중앙역)의 차가운 베를린과 다르다. 정말이지 이상한 나라에 온 느낌이다.

출처 : Prinzessinnengarten 공식 홈페이지 / 2006년과 2012년의 구글 어스 비교

볼 때에도 많이 놀랐지만 블로깅을 하려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더욱 놀라웠다. 시멘트 바닥에서 시작한 공간의 6년간의 변화. 그 후 4년이 지난 지금은 더욱 무성해진 자연을 볼 수 있는 공간. 고층 건물이 차가움을 뿜어내는 서울에도 이런 공간 기획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도시 기획, 녹지 기획에 참고할만하다.




#Betahaus

코워킹 스페이스 1층에 위치한 카페다. 다양한 디자인 스튜디오가 그 위층에 입주해있고, 1층에 이력서를 내면 사람이 필요한 회사에서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한다고. 우연히 들르게 된 곳이지만, 내부 공간 디자인이 코워킹(Co-working)에 맞게 꽤나 좋았다.

구리를 전선 대신으로 활용한 인테리어와 1.5층 규모의 높이를 굳이 2층으로 분할해 은밀한(?) 공간을 만든 것 그리고 내부를 장식한 기본 조형 원리에 충실한 포스터는 디자이너들의 취향 저격이지 싶다. 거기에 사람들의 맥북을 보니 홍대 인근 카페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아, 사과주스는 시키지 마시길.




(3) Oranienstraße(도로명)

거리의 느낌은 굉장히 올드하다. 카페, 서점, 보세 옷 가게 등이 모여있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좋은 디자인 스팟이 숨어있다. 그중 두 곳을 적어본다.

#Voo Store

건물 속에 숨어있는, 베를린 특유의 회색과 달리 색감으로 기억되는 매력적인 디자인 스팟이다. 스크린을 활용한 하와이안 패턴 디스플레이와 전면 거울이 기억에 남는다. 꽤나 센스 있는 편집숍이라 쇼핑하기도 좋다. 스토어에서 다양한 디자인 서적을 판매하는 것도 좋았다.




#ngbk(서점겸 갤러리)

예쁜 녹색의 문은 입구가 아니라 장식. 사실 바깥의 서점을 통해 들어가는 곳이다. 구글 리뷰를 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작은 전시 위주인 듯하다. 내가 갔을 때는 현대의 의류에 대한 전시작이 있었다. 조던에 못이 박혀있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리뷰를 적자면 작은 전시고 호불호도 심해, 시간이 많다면 보고 아니면 스킵.


2. 독립서점 모토(Motto)

독립서점 모토는 베를린에 가는 디자이너라면 한 번쯤 검색해서 가보는 듯하다. 나도 그랬다. 본래 책이 쌓여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독립출판물 특유의 자유로운 매력을 느끼고 싶어 가게 되었다. 하지만 모토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무겁다. 정확히는 나랑 코드가 맞지 않았다. 

난해한 책이 많았다. 가령 세포 분열을 주제로 만든 한 권의 책. 내용 혹은 내용이 없는 책 등등. 그럼에도 충분히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독립서점만의 분위기가 있다. 기성 도서와 다른 사이즈, 색감, 공격적인 폰트 등. 편집 디자이너라면 꼭 가볼만하다. 괜히 검색이 많이 되는 건 아닌 듯하다.


3.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오늘 여행 중 가장 좋았다. 동독과 서독, 그 속의 어떤 이야기를 논외로 하고도 마음으로 보이는 게 많은 곳이다. 도로와 강 그 경계에 있는 이 벽에 누가 '갤러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그는 분명 이 역사의 흔적이 희미해지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유명한 그림, 기억에 남는 그림을 지나 장벽이 무너져 강이 보이는 공터에 앉았다. 버스킹이 한창인 그곳에서 나는 철원 어딘가를 떠올렸다. 그 추운 곳에서 근무한 친구를. 우리도 그곳을 갤러리라고 부를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냥. 생각.


#하루를 마치며

베를린의 이튿날은 '나는 무슨 색일까' 생각해보게 했다. 베를린은 무채색이다. 그래서 붉은, 하얀, 초록 등의 색으로 여행지들이 더욱 선명히 기억에 남는다. 한국도 베를린 못지않은 무채색이다. 그 속에서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색으로 기억될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파랑이 좋을지도. 초록도. 총총.






#베를린 여행 사진 공유

사용 용도는 무관하며, 출처는 댓글 부탁드립니다. :)

#다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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