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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뇌졸중 전조 증상, 알아두셔야 생명을 살립니다.

뇌졸중 - 뇌출혈과 뇌경색 / 설날, 명절 응급실로 서둘러 가야 하는 경

공중보건의사를 시작하고, 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면서 어느덧 응급실 진료 환자 수가 4000명을 넘었습니다. 물론 중복 방문하신 환자 분이 포함된 수치이므로, 실제 만나 뵌 분은 그보다는 적겠네요.  


인턴 때 다양한 과의 환자들을 보다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로 살면서 4년 동안 20세 미만 환자들만 보다가,

지금은 환자의 60% 이상이 60대 이상인, 노인과 성인 위주의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저는 진료를 볼 때마다 엑셀로 환자 분의 나이와 성별, 주된 증상, 진단명 및 처치 등을 간단히 적어둡니다. 아무래도 시골에서 근무하다 보니, 해당 지역사회에서 어떤 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은지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 공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경증 환자까지 모두 정리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중환자 위주로, 특히 입원을 시켜야 했거나 전원을 갈 정도의 환자들을 위주로 정리를 하게 됐습니다.

심근경색, 고혈압성 응급, 당뇨병성 케톤산증, 교통사고, 자해, 화상, 음독 사고 등... 많은 중증 질환들이 있었지만,
응급실에서 첫 감별에 있어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았던 질환은
"뇌졸중"이었습니다.

뇌졸중은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뉩니다.


뇌출혈은 말 그대로 뇌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출혈량과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예후를 보입니다.

주로 머리 CT 촬영으로 감별 진단 하게 됩니다.

필요에 따라 응급 수술을 하거나, 또는 경과관찰하며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는 것으로, 뇌혈관 자체가 좁아지는 뇌 혈전증(일종의 혈관 경화증),

다른 곳의 혈전이 떨어져 나와 날아와서 뇌혈관을 막는 뇌 색전증으로 나뉩니다.

역시 어느 혈관이 얼마만큼 막히느냐에 따라 일과성 허혈증(잠시 뇌혈관이 막혔다가 풀리면서 호전을 보임, 뇌졸중의 예고 증상이자 강력한 위험인자) 정도로 가볍게 끝나기도 하고, 생명을 위협받기도 합니다.

주로 머리 CT 및 MRI, MRA 촬영으로 감별 진단 하게 됩니다.

필요에 따라 가능하다면 응급으로 혈전 용해제 치료를 하고, 또는 경과관찰 하며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응급실에서 첫 감별에 있어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았던 질환이 "뇌졸중"인 이유는, 정말 경우에 따라 그 증상이 너무나 다양하고, 정도도 천차만별입니다.


힘이 좀 없고 피곤하다, 최근에 무리를 해서 그런 거 같으니 영양 수액을 좀 놔달라던 할아버지에게서 신경학적 진찰상 이상소견이 발견되어 촬영한 CT에서 소량의 뇌출혈 소견이 발견된 적도 있고,


갑자기 눈이 겹쳐 보인다며 혹시 응급실에서 눈도 봐주냐고 문의 전화가 오신 분을 빨리 응급실로 오라고 해서, 눈 검사가 아닌 머리 CT와 MRI를 진행해서 뇌경색이 발견되어 대학병원으로 서둘러 전원을 보낸 적도 있었고,


교통사고 운전자로 외상 환자여서 촬영한 머리 CT에서 출혈 소견이 없었는데, 지속적으로 어지럼증 및 구토 증상이 있어서 촬영한 MRI 및 MRA에서 뇌경색 소견이 발견되었고, 확인해 보니 교통사고가 나기 전부터 어지럼증이 지속되었으며, 교통사고가 난 이유도 어지럼증 때문이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약 단순 외상 환자로 생각하고 어지럼증에 대한 감별 진행을 안 했더라면, 뇌경색이 악화되어서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 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 모두, 꼭 알고 계셨으면 하는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소개해드립니다.

이걸 알고 있으므로 해서, 여러분 주변의 소중한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뇌졸중의 발생을 의심하게 하는 위험한 징후(전조증상)


1. 마비 - 몸의 한쪽이나 얼굴에 마비가 옴, 팔다리 힘이 빠짐

2. 감각 이상 - 감각이 둔해짐

3. 언어 장애 - 갑자기 남의 말을 알아듣거나 말을 하기 어려움, 발음이 어눌해지고 말이 입에서 맴돔.

4. 시력 저하 - 갑자기 시력이 떨어짐, 물건이 겹쳐 보임 (복시)

5. 시야 장애 - 눈에 커튼을 친 것처럼 한쪽 시야가 어두움

6. 두통 - 분명한 원인 없이 갑작스럽고 심하게 , 깨질 듯이 머리가 아픔

7. 어지럼증 - 갑자기 어지러워 서 있거나 걸을 수가 없음

8. 평형감각 이상 - 몸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 중심을 잡을 수 없음

위 증상 중 하나라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가능하다면 3차 이상의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
만약 어렵다면 주변의 병원 응급실이라도 빨리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뇌 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의 골든 타임이 짧기 때문입니다.

특히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3시간 내여야 혈전 용해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일과성 허혈증, 뇌졸중의 과거력, 고지질혈증 등이 있고 흡연, 과음, 운동부족, 비만,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는 분들은 더더욱 자세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설 명절, 이번 연휴에도 저는 당직 근무를 합니다.

응급실에 환자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디, 경증 질환 또는 영양 수액, 피로 처방 등은 응급실보다는 주변의 문 연 의원을 찾아주시고,

중증 질환은 응급실로 신속하게 찾아주셔서,

응급실이 소중한 분들의 생명을 지키고 건강을 되찾게 하는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bigdot17/222990276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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