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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r 18. 2020

마스크 미착용한 나는 공공의 적이었다

코로나 -19  비상상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일상에

코로나 -19로 온 세상이 떠들썩한  어느 날이었다. 업무로 바쁜 조용한 오전, 책상 위의 휴대전화 진동음이 유난히 크게 울린다. 액정화면의 발신인을 보니 전라도 광주에 사는 여동생이다.


'오빠, 출퇴근할 때 마스크 꼭 쓰고 다녀~'

'그럼, 때가 어느 땐데 쓰고 다녀야지~'

'손도 자주 씻고 손세정제 소독도 잊지 마~'

'너무 걱정 말고 너도 꼭 마스크 쓰고 다니렴~'


성격상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자주 않던 동생이 요즘 오빠 안부를 자주 묻는다. 비단 우리 여동생뿐만 아니다. 요즘 세상 모든 관심사는 코로나 -19다. 언론은 연일 코로나 -19 특집 뉴스를 내보내는 등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코로나 -19는 온 지구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다행스럽게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진정 단계로 접어든 양상이다. 한때 하루 900여 명까지 치솟던 확진자수가 15일 76명을 기점으로 두 자리 수치까지 폭싹 내려앉았다. 반면에 완치된 격리 해제자는 하루 평균 2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 기관은 확산 방지를 위한 고삐를 더욱더 옥좨는 모양새다. 전국 확진자 수 80~90%를 점유하던 대구경북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3.16일 기준 서울 구로 모 콜센터 82명, 경기 성남 모 교회 48명 집단 확진 판정으로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수도권으로 확산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는 코로나 -19와 장기전 싸움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우리 국민들 또한 코로나 -19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길 바라며 마스크 쓰기와 손 자주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에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출퇴근길 지하철 승객들 거의 100%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게 보인다.


그러다 보니 행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승객들은 공공의 적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월요일 퇴근길 나의 경우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내 마스크>

그날 나는 출근길에 쓰고 나왔던 마스크를 퇴근길에 깜빡 잊고 쓰지 못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탔고 지하철 객실 주위에 나 말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승객들이 나만 쳐다보는 듯했고 , 나 스스로도 무슨 큰 죄를 지은냥 위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떤 승객은 내가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다른 쪽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승객들은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기도 했다. 저 사람은 이 엄중한 상황에 '마스크도 쓰지 않고 전철을 타다니 이해 못할 사람일세'라는 눈치였다.


이렇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하철을 탔던 그날 나는 공공의 적이  되어 있었다. 그 날 이후로 나에게 마스크란 떼려야 뗄 수 없는 내 생체 일부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 시점에서 코로나 -19로 전 세계 비상사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17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 1506명에 이르렀고 사망자는 총 2503명으로 하루 동안 345명 증가했다고 한다. 독일 또한 17일(현지시간)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8604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렇게 코로나 -19 전 세계 확산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는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17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42.42p (2.47%) 하락한 1672.44로 마감하는 등 주가 폭락세가 거듭되고 있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된다며 아우성이다.


비단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다. 사회, 정치, 문화, 스포츠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온 세상이 코로나-19에 저당 잡혀 꼼짝없이 올스톱이 되어 있는 형국이다. 이쯤 되면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19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라 아닐 할 수 없다.


이럴 때 국민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꼭 실천해야 함은 더욱더 분명해졌다. 정부의 예방정책에 적극적으로 따라주는 일이다. 그리고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자주 씻기 등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할 때이다.


그렇다고 보면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마스크 미착용은 공공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본인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지만 남을 위한 배려 차원도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나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그날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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