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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y 21. 2020

이런 나도 행복한 사람일까요?

모든 직장인들의 소망은 고액 연봉이다. 그중 억대 연봉은 꿈에 연봉이라고들 한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1억 원대 이상 연봉을 꿈꾸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53.7%가 '그렇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다. 국세청의 '2019년 국세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8년 귀속분 근로소득세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소득자 가운데 4% 정도로, 1억 원 이상 연봉자의 꿈을 이루기에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만큼이나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직장인들이라고 이런 사실을 몰라서 억대 연봉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이루어질 수 없는 막연한 소망이라도 가져 보게 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다.


돈이 있어야 좋은 옷도 사 입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으며 원하는 집에서 살 수 있다. 또한 돈이 있어야 여행도 갈 수 있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은 의식주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다방면에서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돈이 꼭 행복과 비례한다'고도 볼 수 없다. 실제로 버냉키 전 미연방 제도 의장은 어느 대학 졸업 축사에서 '고액 연봉을 이유로 직업을 선택하려는 유혹을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하면서 '많은 급여가 반드시 삶의 질과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고액 연봉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 주지 않은 걸까, 나름의 분석을 해보면 여러 요인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이윤추구가 목표인 기업의 속성상 직원을 가만히 앉혀 놓고 '억대의 연봉을 주지 않는다'라는 냉엄한 현실에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나 역시 직장인으로 같은 마음이지만 직원은 받아간 연봉만큼 회사에 몇 배 이상의 이익을 남겨 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막중한 업무와 책임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최대치로 높이지 않으면 회사로부터 버림받기 십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일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일하는 시간이 많으니 당연히 놀고 잠자는 사적인 휴식시간도 짧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신체적인 피로와 질병, 정신적 스트레스가 동반한 상태라면 돈의 풍족함이 곧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더욱이 국가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진 지금  행복의 기준은 경제적 풍족함보다 얼마나 자유로운 삶을 사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그런데 '높은 연봉을 받을수록 자유로운 삶이 제약을 받게 된다'면 이 또한 돈이 곧 행복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는 곧 고액 연봉을 받는다고 꼭 행복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고, 따라서 '행복이란 돈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스스로가 행복하다'라고 느낀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이런 나도 행복한 사람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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