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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Jun 26. 2020

우리 모두 함께 가요!

7년 전 기억으로  어우러짐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봅니다.

어느 월요일 , 눈을 떠보니 어느새 출근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려니 그제 다쳤던 엄지 손가락 때문에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럼 엄지 손가락을 다친 그날로 잠시 되돌아가 볼까요. 7년 전 어느 토요일이었습니다. 월래는 출근하지 않는 날이 이었지만 사무실 이사 후 미처 정리하지 못한 일이 있어 별로 유쾌하지 못한 토요일 출근을 하게 되었지요,


토요일이라 그런지 지하철도 한가했고 자리로 차고 넘쳤습니다. '여기 앉을까, 저기 앉을까, 여유로운 고민 끝에 어느 한 곳을 잡아 앉았지요, 전날 먹은 술 때문이었까요, 자리에 앉자마자 나도 모르게 잠이 스르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요, 평소 엄하기로 소문난 직장상사가 느닷없이 사무실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호통을 마구 치는 거예요, 지금이 어느 땐데 업무시간에 잠을 자냐고 말이지요, 깜짝 놀란 나는 잠자고 있는 옆 자리의 여직원을 흔들어 깨웠답니다.


'김 xx 씨 어서 일어나 oo님이셔..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그 김 xx 씨가 저보고 아저씨 뭐예요, 라며 신경질적으로 나오더군요, 알고 봤더니 제가 흔들어 깨운 그 여직원은 우리 회사 김 xx 씨가 아니고 제 옆좌석의 어느 젊은 여성이였습니다. 제가 꿈속과 현실을 혼동해 버린 셈이었지요, ㅋㅋ

한송이 꽃보다는 여러 송이가 더 아름답습니다

그렇게 그날 나는 꿈속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웃지 못할 잠버릇까지 하며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 정리 정돈 작업에 들어갔지요, 그런데 숙취로 인해 머리는 '지끈지끈, 컨디션은 '엉망진창, 그러나 어떻게 합니까, 일은 해야지요,


현황판을 걸기 위해 망치질 한번 '꽝, 두 번 '꽝, 세 번 망치질에선 저의 검지 손가락에 '꽝, 아이고 아파라'


그렇게 그날 나의 엄지손가락에는 피멍이 들 정도의 상처를 입어 버렸습니다. 그다음 월요일까지 상처는 아물리 없었고, 출근을 위해 세수를 할려니 다친 엄지 손가락 때문에 불편함이 많았던 기억입니다.


그때 나는 미처 깨닫지 못한 다섯 손가락의 소중함도 깊이 깨달았지요,


손가락들이 어느 날 본인 자랑을 시작했습니다.


'엄지는 내가 최고니까 엄지를 꼽지 않나? 
'검지는 중요한 것을 가리킬 때 검지를 쓰지..'
'장지는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지 않나? 
'무지는 저런 불효자식들이 있나. 쯧쯧... 내가 약손이지..'


자신만만한 네 손가락이 새끼손가락을 바라보았습니다. 

새끼는 부끄러운 듯.. 


'나는 별 자랑거리가 없지만 내가 없으면 너희들은 장애를 가진 손의 일부라고 하는 말을 듣게 될 거야..'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지요, 다섯 손가락 중 하나만 다치거나 없어도 우리는 큰 불편을 겪게 됩니다. 세상의 위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사람일지라도 필요에 의해서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이지요,


우리 모두 잠시, 다 함께 어우러짐의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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