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의 눈치는 때론 '처세술'이 아닌 '생존술'일 수도 있다
눈치:일의 정황이나 남의 마음 따위를 상황으로부터 미루어 알아내는 힘
세상 살다 보면 눈치를 봐야 할 경우는 참 많지요, 스스럼없이 지내는 가족끼리도 눈치는 필요합니다. 우선 한 이불 덮고 자는 부부간에도 눈치가 있어야지요, 이혼한 부부들 말이 좋아 성격차이라지만 따지고 보면 눈치가 부족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역지사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성격차이 같은 건 서로 좁혀갈 수 있지 않을까요, 법원에 이혼신청을 하고 조정기간 3개월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이유도 어쩌면 눈치껏 다시 한번 잘 살아보라는 기회를 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비단 부부간에만 눈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요, 부모 자식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이 말을 잘 안 듣고 공부도 못한다고 무턱대고 타박만 할게 아닙니다. 자식이 왜 그런지 자식 입장에서 헤아려보고 문제 해결의 접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자식이 학교를 졸업하고 '빈둥빈둥' 놀고 있을지라도 '남들 자식들은 다들 취직해 직장 생활하고 있는데 '너는 왜 그 모양이냐'라고 핀잔만을 준다면 자식이 무엇 때문에 놀 수밖에 없는지 자식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는 눈치 없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간혹 자식들이 '엄마 아빠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 라며 토라지는 이유도,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 제발 눈치 좀 있어달라'는 하소연 일수 있습니다.
자식이 혼기가 넘도록 결혼을 못하고 있으면 부모는 안타까운 마음에 '너는 도대체 결혼할 마음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등으로 결혼에 대한 압력을 준다면 이 또한 부모 입장에서만 다그치는 눈치 없는 처신일 수 있습니다.
혼기에 찬 남녀들이 명절 때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결혼 여부와 취직을 묻는 것이고, 그래서 아예 고향을 찾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는 바로 부모와 친족 어른들의 눈치 없는 물음에서 비롯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한 핏줄로 태어나고 한솥밥 먹는 식구끼리도 눈치가 이렇게 필요한데 하물며 서로 다른 핏줄과 다양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직장생활에서의 눈치는 더욱더 필요로 할지 모를 일입니다.
부하직원은 상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껏 처신을 해야 직장생활이 원만해지겠지요, 반대로 직장상사는 부하직원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눈치를 채고 그에 걸맞은 처신을 해야 부하직원들이 신뢰하며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은 아닐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부하직원들 눈치를 두고 '처세술'에 능한 기회주의자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지요, 하지만 '치열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약자의 '생존술'의 눈치이라면 무턱대고 나쁘게만 바라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