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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Feb 18. 2021

지하철 이용객은 승객일까요, 고객일까요

우리나라도 한때 공급이 소비보다 힘에 우위에 있었다. 현재의 경제구조로는 상상도 못 할 현상이다. 하지만 그때는 경제력과 기술력 부족으로 제품 하나 만들어 내는 것도 쉽지가 않았을 적의 일이다.  제품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산업화 이전의 경우로 당시 제품 공급의 불균형의 심화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대충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러한 공급의 힘의 우위도 역전되기 시작했다. 농경 중심에서 공업 중심으로 국가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급속한 경제발전이 이루어졌고, 더불어 생산설비와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장에는 공급 측에서 생산해 내놓은 제품들로 차고 넘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제품에 질과 가격을 요모조모 따져 묻고 골라 살 수 있는 소비자 우위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공급 측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공급 측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손님 이상으로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그래서 주로 백화점이나 마트 등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사람들을 '고객'이라 지칭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고객이라는 용어를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하철의 경우가 그렇다. 출퇴근길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고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안내문구를 볼 수가 있고, 안내 방송 역시도 고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 등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 1호선 스크린도어에 부착된 '비상시 객실 내 고객의 신속한 도피를 돕기 위한 비상문으로 평상시에는 출입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 또는 환승역에 도착하기 전  '어디, 어디를 가실 고객 께서는 이번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 내용이 그러는데 이는 정확한 용어 사용은 아니라고 본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아도 알 수 있듯  , 자동차, 열차, 비행기 따위를 타는 손님을 '승객'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손님은 '고객'보다는 '승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더 정확한 표현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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