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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Feb 24. 2021

말 많은 상사는 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뭘까요?

군대를 제대하고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했던 회사의 부장은 대체적으로 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회의시간 대부분을 본인 말만 앞세운 채 끝내기 일쑤 었고, 어제 했던 말을 오늘 또 하고, 같은 직원에게 했던 말 또 하고 등등... 아무튼 회사 내에서 말 많기로 유명한 부장이었다.


그 부장의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청하지도 않는 조언이나 훈계조의 말들을 늘어놓는 등 직원들로부터 그렇게 좋은 평판은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 나는 결심했다.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앉게 되면 나는 '저런 말 많은 상사는 되지 말아야지'라고...


미국의 여류작가 도티 빌링턴이 쓴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면 늙었다는 증거라고 했다. 다시 말해  본인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 본인의 말을 못 해 안달이면 나이가 든 징조라는 것이다.


같은 의미로 직장에도 적용해 본다. 부하직원의 의견에도 '그래 그 생각은 참 괜찮아'라며 귀를 기울여 주기보다는 '나 때는 이랬는데 너는 왜 그렇게 못하느냐'라고 본인 잣대의 의견만을 강요하려 해서는 그건 그저 나이 든 꼰대의 훈계일 뿐이다. 


그래서 나이 든 꼰대보다 존경받는 상사가 되려면  '나는 상사고 너는 부하직원이니까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돼'라는 특권적이고 수직적인 오만의 잣대부터 들이대지 말아야 한다. 그 잣대가 개입하게 되면 잘한 것은 애써 무시하게 되고, 못한 점에 대해서만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지는 소위 말하는 갑질 상사로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옛말에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나라님은 지도자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직원들로부터 평판이 좋지 못한 상사는 부서의 리더로서의 자질도 부족하다. 반대로 직원들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상사는 리더로서 자질도 풍부하다.


요즘 세대 간 불통이 사회 이슈화되는 것도 어찌 보면 나이 든 세대들의 유연성이 부족한 경직된 사고방식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른다. 직장에서의 부하직원이 상사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불만인 것도 아마 상사의 유연성이 부족한 경직된 사고방식 때문은 아닐까도 싶다.


물론 자기 경험에 근거한 조언을 낡고 고리타분한 잔소리로만 받아들이려는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는 답답할지 모른다. 그래서 직장 상사의 '라때는 말이야'에도 그저 케케묵은 꼰대의 훈계로만 치부하려는 부하직원들이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존경받는 상사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상사가 상사다워야 한다.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말만 앞세워서는 곤란하다. 백번의 말보다 직원들의 애환과 고민을 함께 실천으로 행동할 줄 아는 상사가 요즘 시대정신에 맞는 상사는 아닐까 싶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현명한 사람은 할 말이 있을 때만 말한다고 했다. 먹고살기 위해 마지못해서가 아닌 진심으로 다니고 싶은 직장문화를 만들려면 상사들부터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 또한 그렇게 하려 노력 중에 있고, 그때 그 초심 또한 아직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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