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님, 이거 좀 드세요'
어느 날 퇴근을 두어 시간 남겨 놓은 상태에서 여직원 김 아무개 대리가 다가오더니 피자 한 조각을 나에게 건넨다. '고맙다'며 일단 받아 들긴 했지만 속마음은 복잡했다. 그것은 전용 휴게실을 놔두고 굳이 사무실 책상에서 음식물을 먹어야 하는지를 두고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우리 직원들의 사무실 책상 음식물 반입 취식에 대해 나름의 고민이 많았다. 보통 젊은 여직원들의 경우로 이들은 주로 오후 3~4시 정도 되면 외부에서 빵, 김밥, 햄버거, 피자 등을 반입해 서로 나누어 먹곤 했었다.
이로 인해 사무실에 냄새를 풍겨 다른 직원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했고, 먹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음식물 수거함에 버리지 않고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바람에 한때 이를 수거해 가는 미화 아주머니에게 정중한 자제의 요청도 받은 바 있었다.
비단 이뿐만 아니라 가끔씩 직원들의 책상을 보면 음식물 취식에 대해 더욱더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다. 먹다 남은 빵을 제때에 치우지 않고 방치하는 바람에 바짝 말라 비틀어저 보기 안 좋았고, 마시다 떨어뜨린 커피와 음료수 자국으로 책상이 지저분한 경우도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직원들의 사무실 책상 음식물 반입 취식 행위에 대해 대놓고 금지 명령을 내릴 마음까지는 없었다. 사무실 음식물 반입 취식 금지를 직원들이 기꺼이 동의를 해 주면 다행이겠지만 행여 불만이라도 갖게 되면 이게 오히려 사무실 분위기를 헤치는 역효과가 염려되어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직원들이 사무실 음식물 반입 취식을 가급적으로 금지해 주었으면 하는 나름의 바람을 갖는 또 하나의 진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이 하루 종일 한 몸처럼 사용하는 책상 컴퓨터 마우스의 비위생적인 측면에서 찾고자 한다.
어느 해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시내 PC방 컴퓨터의 마우스의 위생상태를 점검해 보니 마우스 1개에 평균 4천8백만 마리의 세균이 검출됐고 이는 대형마트의 쇼핑용 수레 손잡이나, 터미널이나 기차역 화장실의 좌대보다도 천배에서 만배 이상 세균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었듯이 특성상 우리 직원들 컴퓨터 마우스 역시도 결코 청결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마우스를 살균제를 이용 깨끗이 관리하는 직원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런데 여기에다 빵, 과자, 햄버거, 피자 등을 마우스와 번갈아 '만지작' 거리며 취식을 한다면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결코 좋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모조모' 따져 생각해 봤을 때 직원들의 사무실 내 음식물 반입 취식을 가급적 자제해 줬으면 바람은 갖게 되고, 아울러 기회가 되면 이를 근거로 직원들의 사무실 책상 음식물 반입 취식 자제를 진지하게 유도해 볼 생각을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