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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Nov 25. 2022

생로병사의 현상을 어찌하겠는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드는데...


지난 10월에 있었던 직장인 건강검진에서 당뇨 전 단계 의심 소견이 나왔다. 따라서 향후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절주, 금연, 운동, 식이요법, 복부비만 조절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서  추적검사를 위해 병원 내분비내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건강검진센터의 요구에 따라 모 대학병원 내분비내과를 2차적으로 찾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진료예약 시간보다 진료가 1시간 이상 지연되었다. 담당 간호사는 그 이유를 환자와의 상담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그렇지 예약시간보다 20~30분도 아닌 1시간 이상이라니 기다리는 시간이 여간 곤혹이 아닐 수 없었다.


병원 진료를 받아 본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진료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환자들에게 상당한 심적부담으로 작용하곤 한다.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담당 의사의 입에서 어떤 진단이 나올지에 대한 초조함 등 진료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심리적 압박감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예약 진료시간보다 무려 1시간 이상이 진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입장에서는 썩 유쾌한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렇게 초조한 시간을 보낸 끝에 드디어 의사와 마주 앉았다. 담당 의사는 저의 인사에 힐끗 한번 처다 보 더니 컴퓨터 모니터에 뭔가를 열심히 기록한다. 검사 결과가 어떻길래,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럴까, 환자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숨 막히는 시간... 그때 자판 두들기를 멈추던 담당의사는 모니터를 한참이나 처다 본  끝에 드디어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동안 무슨 노력을 하셨나요"라고 대뜸 물어본다."출퇴근 시간에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습니다"라고 답하자 의사는 "계단도 좋지만 자전거 타기를 한번 해보세요, 그게 더 효과가 좋습니다"라고 하면서 지난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말을 계속 이어간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검사상 제2형 당뇨 진단입니다. 하지만 신장과 간 기능 검사 수치 등 당뇨 합병증 검사에서는 그렇게 나쁜 결과가 아니어서 아직까지는 당뇨약을 드시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끝으로 진료는 끝이 났다.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 차이>

인슐린 의존성인 제1형 당뇨병 정의(다음 백과사전)


인술인 비의존성인 제2형 당뇨병의 정의(다음 백과사전)


그리고 담당 간호사를 통해 3개월 후 다시 진료예약을 잡고 병원 밖으로 나와 나와 역으로 향하는 병원 셔틀버스를 탔다. 그런데 바로 옆칸 좌석에서 7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두 할머니의 대화 중 한 할머니의 말씀이 내 귀에 유난히 와 다았다.


"죽어라 돈 벌어 나이 들어 병원에 돈 다 바치네"


그 할머니께서도 그렇게 말씀을 하실만한 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여기저기 크고 작은 잔병치레로 고생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병원을 찾는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만 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병원비 부담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그 할머니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공감이 가는 말씀으로 들렸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이 범주에 자꾸만 가까워지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 건강검진상 정상수치를 벗어난 항목들이 하나들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런 연유에서인지 요즘 병원을 찾는 횟수도 늘어만 가고 있으니 나 또한 걱정이 조금 앞서는 요즘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을.....


커버 이미지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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