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창 신부범 May 28. 2019

포장용 생선속에 감춰진 비밀을 아시나요?

포장용 생선보다 메인 진열대 생선이 좀 더 싱싱하지 않을까

요즘 마트에 가면 일회용 비닐포장지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월 1일부터 자원 재활용법 개정규칙 시행에 따른 것으로 전국 대형마트와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 백화점 등에 대해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일절 금지하고 위반 시에는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법규정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불편한 조치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이유가 있다.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편리함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각종 일회용품 남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이때, 인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법규정이니 개인적 불편함 정도는 감수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이런 까닭에 지금껏 빈손이었던 내가 얼마 전 마트에 갈 때 처음으로 내 손에 꼬깃꼬깃 구겨진 비닐봉지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생선을 사기 위해 그곳 마트 생선코너에 들렀다. 그런데 그날 그곳의 마트에서도 어느 마트와 마찬가지로 냉장 쇼케이스 안에 예쁘게 진열된 포장용 생선을 보게 되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마트 생선코너에는 랩으로 포장된 생선만을 깔끔하게 진열해 놓은 판매대가 있다. 주로 꽁치, 고등어, 오징어, 삼치 등 손님들이 많이 찾는 대중적인 생선을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에 담고 그 위에 랩으로 포장 진열해 놓은 생선 전용 냉장 쇼케이스실이 바로 그곳이다.


이렇게 진열해 놓은 포장용 생선은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포장용 생선의 내장은 깨끗하게 제거되어 있다. 거기에 포장까지 깔끔하게 되어 있으니 손님들 입장에서는 마음에 맞는 생선을 골라 간편하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포장용 생선이 편리함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신선도'면에서는 문제가 없는지 한번 따져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것은 생선의 생명은 뭐니 뭐니 해도 신선도에 있고, 그 신선도에 따라 생선의 맛은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쇼케이스실의 포장용 생선은 '신선도'면에서는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란 생각이다. 그것은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대형마트 생선코너에서 약 1년 정도 아르바이트로 일한 실제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포장용 생선은 메인 진열대에서 팔다 신선도가 다소 떨어진 생선만을 골라 재가공해 판매를 했었다는 점에서다.

판매대에 진열된 수산물들-게티이미지뱅크

한때 MBC '불만제로'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어제 팔다 남은 생선을 재포장해 오늘의 신선제품으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진열 일자가 오늘까지인 봉지 굴을 생굴과 섞어 판매까지 하는 '불만제로, 석 달간의 추적! 먹을거리를 두고 벌어지는 조작의 현장'을 공개한 바도 있었듯 지금은 모르겠으나 내가 근무할 그때 당시 그 마트는 그랬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생선은 하루만 지나도 신선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우선 죽은 생선은 얼음 등으로 냉장 보관 판매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변질이 시작된다. 먼저 내장이 변하기 시작하고 몸통은 윤기가 사라저 탄력을 잃는다. 눈깔은 회색으로 변하며 그 주위에는 이물질이 끼기 시작한다.


그래서 싱싱한 생선을 고를 때에는 생선 고유의 빛깔은 유지하고 있는지,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가지 않고 탄력은 있는지, 눈깔은 투명하고 맑으며 그 주위에 이물질이 끼지나 않았는지를 살펴보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다.


손님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마트라고 이를 모를 이 없을 터다. 그렇다고 이런 생선을 무턱대고 폐기처분을 할 수 없는 마트만의 속사정이 있다. 갓 잡은 생선에 비해 신선도가 조금 떨어졌을 뿐, 사람이 먹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생선이다. 그러니 그냥 버리기에는 마진율에 영향을 주고 그래서 대형마트 생선코너 담당자들은 이런 생선들만 골라 재가공에 돌입한다.


우선 생선의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물에다 깨끗이 씻어낸다. 그렇게 작업을 하면 소금 성분에 의해 냄새도 제거되고 생선에 끼었던 각종 이물질도 손쉽게 제거돼 겉으로 봤을 땐 싱싱함 그 자체 었다. 뿐만 아니라 잃어버렸던 몸통의 빛깔도 회복시킬 수 있고 생선살의 탄력성도 어느 정도는 복원시킬 수 있는 게 바로 소금 세척 작업이다.


이렇게 깔끔하게 손질한 생선을 일회용 용기에 담는다. 그리고 랩으로 포장, 생선명 등을 표기한 라벨을 붙이고 나면 냉장 쇼케이스 판매대로 향하는 것이 포장용 생선이었다. 이렇게 진열된 포장용 생선은 랩에 비친 조명 빛을 받아 더욱더 싱싱하게 보였다. 하지만 내면의 신선도는 메인 진열대 생선에 비할바 아니었다.


이런 사실적 경험을 해본 나는 그 뒤로  대형마트 생선코너 쇼케스 포장용 생선을 깔끔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무턱 되고 이용해서는 싱싱한 생선을 드실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은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더라도 메인 진열대의 생선을 '요모조모' 따저 직접 골라야 진짜 신선한 생선을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그때 근무할 당시의 사실적 경험일 뿐, 지금도 그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마트 포장용 생선을 구입할 경우 참고했으면 어떨까? 란 생각은 갖는다.

작가의 이전글 첫눈에 반해버린 그곳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