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은 지난달 27일부터 9일 동안 내성천에서 열린 은어축제에 관광객 44만 5천여 명이 찾았고, 이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도 수백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은어 맛을 보고 은어잡이를 즐기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 축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에 앞서 올해 1월 27일에 끝난 화천 산천어 축제에도 무려 20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몰렸다고 했다. 이로 인해 얻은 경제적 이득이 무려 60억원이 넘었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축제가 아니겠느냐'며 우리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한 바도 있었다.
당시 이 축제에 대한 외신의 반응도 뜨거웠다. 화천 산천어 축제 개막일에는 AP와 로이터, AFP, EPA 등 25개 외신 매체가 축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했다. 또 중국의 신화통신사도 축제 사진 10여 장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대한민국 수많은 사람들이 화천 산천어 축제를 즐겼다 라며 소개한 바도 있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도 화천 산천어 축제를 2019년 글로벌 육성축제로 선정했으며, 최문순 화천 군수 수도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축제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이처럼 당시 화천 산천어 축제가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됐고, 이 행사를 둘러싼 찬반 논쟁 또한 뜨거웠었다.
축제 반대론자들은 동물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었다. 축제를 위해 전국의 17개 양식장에서 수송한 6만여 마리의 산천어를 화천천에 풀어놓고 낚시에 잘 걸리도록 5일 동안 아무런 먹이를 주지 않고 굶기는 것은 축제라고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라는 논리를 펼쳤었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 찬성론자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라고 맞섰다. 산천어 축제로 조용하던 화천 시골마을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고, 이로 인해 얻어지는 경제적 유발효과가 수억 원에 달할 뿐만 아니라 가족들끼리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뭐가 문제냐는 논리로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 봉화 은어축제 역시도 산천어 축제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물고기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물고기라는 생명체를 매개로 한 축제를 두고 동물 윤리적 측면과 지역 경제 효과면으로 갈리며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 중 어디가 틀렸다고 볼 수도 없어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옳다고 딱 못 박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는 꼭 짚어 볼 부분이 있어 보인다. 모든 일에는 넘지 말아야 할 도덕적 선이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나 바람직한 행동 규범을 말하는데 즐기고 놀자는 축제라고는 하지만 여기에도 도덕적 규범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물고기 맨손잡기 하면서 고기를 입으로 문다든지 아니면 잡은 고기를 비닐에 넣고 빙빙 돌리고 심지어는 잡은 고기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던지고 놀면서 희열을 느끼고 이 과정에서 물고기가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고 죽는 경우 등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생명 경시 행위는 아무리 축제 중이고 하찮은 식용 물고기라고 하지만 결국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규범의 선을 넘어버린 방종에 가까운 것으로 이는 '건전하게 즐기는 축제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하는 잡음이 일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