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수용

우울한 당신도 당신입니다. 자신을 사랑해 주세요.

by 곤 Gon

선교단체를 만나기 전, 20대 초중반의 활달하고 유쾌했던 내 모습이 너무나 그리웠다. 그만큼 당장의 우울감에 허덕이는 내 모습이 너무나 혐오스러웠다. 이런 내 모습을 부정하고, 그렇게 나를 만든 모든 대상들에게 분노를 쌓아가면서 하루하루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선교단체 간사로 일하던 시절, 나와 같은 기수로 다른 지부에서 일하던 동기가 상담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남성중심 가부장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여성이었던 그 동기는 더 이상 자신의 미래가 이 단체에서 펴지 못할 것임을 직감한 것이었는지, 다른 분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아간 것이었다. 타인의 말을 천성적으로 잘 들어주던 그 동기에게 상담은 천직 같아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동기와 차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동기가 상담을 공부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 주는 친구인지라, 자연스레 내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되었다. 깊은 내면에서부터 내가 현재의 나를 지독하게 혐오하고 있음을, 그러면서 과거 활발했던 나로 간절히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내 이야기를 다 듣고는 그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우울한 OOO(내 이름)도 OOO이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마음은 없는 거야? 나는 현재의 우울한 OOO도 나의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서 만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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