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불안이요. 늘 그렇죠. 네 여전해요. 약이요. 네 먹고 뭐. 잘 자고요. 꿈. 맨날 꾸고요. 기분이요? 요새는 그냥 그래요. 좀 가라앉아 있는 것 같냐고요? 아뇨, 좀 좋은 것 같아요. 네, 기분 좋아요. 약간 하이하고. 뭐에 취한 것마냥. 약 때문일까요? 용량은. 그냥 먹어도 될 것 같아요. 네. 저도 좀 지켜볼게요.
불안 말인데요. 요새는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데. 치료요? 아뇨 만족하고 있고. 없으면 안되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치료. 네 저 치료 잘 받고 있죠. 사실 요새 일이 좀 있어서. 그런 생각이 문득 들어서요. 좀 이제 이 나이 정도 되면 그만 슬프고 그만 징징대야 될 때가 있지않나.
사람은 뚝 그쳐야할 때가 있어요, 선생님. 그거 아세요? 요새 방송, 인터넷 방송 그거 애들이 많이 하잖아요. 옆집 여자가 죽었어요. 어제요. 한 열흘정도 자기 죽을 거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방송을 했거든요. 아무래도 요새 집은 방음이 안되니까 저희집에서, 네 소리를 질렀으니 다른 집에서도 아마 다 들었는데 어쨌든 그걸로 민원도 들어가고 집주인도 오고. 집에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사실 문닫으면 모르거든요. 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그런데 하도 집주인 할아버지가 소리를 치시니까, 한 스물 중반? 후반? 여튼 아가씨. 이런 단어 좀 아줌마 같나.
아가씨가 기도 못펴고 쪼그라들어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던 사람이 찍 소리 한 번을 못내고 죄송합니다 하고 몇번을. 그렇게 한 삼일 조용하다가. 운이 좋게, 아 좀 실례인가. 집세 독촉이 있으니까 연락도 안받고 문 두드리는데 답도 없고. 집주인이 독한 양반이거든요. 또 가만히 있으면 밥도 안나오고 누가 보살펴주는 것도 아니니까. 힘들었을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죽었다고. 그러니까 죽은 사람이 옆집에 3일정도 있었다고.
제가 큰 시험이 있는데. 네. 아무래도 저도 이제 슬슬 일을 해야하니까요. 그런데 또 이렇게 불안증세가 있어서. 저번처럼 실신하면 안되니까. 약먹으면서 엉엉 울면서 펜잡고 눈물 고이면 흘리면서 공부하고 있을 때 옆에서 다 내려놓고 죽었다고 하니까. 제가 배부른 투정을 하는 것 같고. 그래서 병원도 다니면 안될 것 같고. 아뇨. 치료는 계속 받아야죠.
인터넷 같은 거 보면 누구 죽었다고 하면 다들 추모하고 그러는 분위기 아니잖아요, 요새. 반은 추모 하고 반은 왜 죽었는지 궁금해하니까. 죽어도 해명해야하니까. 사실 죽어도 끝이 아니구나. 그런 생각하면서 못죽은거니까 저는. 그 친구. 용감하다. 참 용감하다 하고. 다섯시간정도 손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심장이 너무 뛰어서.
얘기가 또 길었다, 죄송해요. 약은 괜찮아요. 그대로 주세요. 다음 예약하고 갈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