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고인 김종섭 Sep 15. 2022

가장 좋은 광고는 어디에 있을까?

10년 동안 나를 괴롭힌 질문


10년째다. 2013년에 창업한 광고회사가 내년이면 열 살이 된다. 나는 열 살이 될 때까지 단 한 가지의 생각으로 힘들어했다. '과연 무엇이 가장 좋은 광고일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너무 몰랐다. 마냥 '사람들이 좋아하는 광고가 좋은 광고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로했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나의 갈증을 채워주진 못했다. 사람들이 좋아했지만 막상 매출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광고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음부터는 스스로에게 이런 답을 제시해봤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노출이 잘 되면 좋은 광고지!'라고 말이다. 이 생각은 곧 '매출을 잘 올려주는 광고가 좋은 광고지'라는 생각으로 대체되었다. 


최근, 어이없게도 이 문제는 매우 쉽게 풀려버렸다. 나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항상 남을 관찰했다. 소비자를 관찰했고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고 싶었다. 나는 철저히 그들이 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나 역시 하루에 수십 가지의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였기 때문이다. 즉, 나는 나를 관찰하면 가장 좋은 광고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비인후과를 갈 때, 노트북을 살 때, 옷을 살 때, 짬뽕을 먹을 때, 나는 가까운 사람들의 진실한 경험담을 구했다. 광고판 속 광고가 아니었던 것이다. 네이버 배너 광고가 아니었고 유튜브의 인스트림 광고가 아니었다. 내 주변 나와 오랜 친분을 가진 사람들의 진심 어린 말이 나를 움직였다. 


다시 10년 전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그렇다면 나는 광고주에게 이런 말을 건넬 것이다. 


"광고비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소비자를 팬으로 만드세요".


오늘도 세계의 브랜드는 광고판을 잠식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광고하는 것에 수십억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한 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빅브랜드가 아닌 경우에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가장 좋은 광고가 무엇인지. 


당신이 브랜드를 만든 창업가라면 지금 당장 팬을 만들어라. 당신은 그들에게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들이 당신의 브랜드가 성장시킬 것이다. 


심장이 없는 광고판은 심장이 있는 펜의 말을 따라올 수가 없다. 팬이 내뿜는 사랑이 담긴 광고를 이길 수 있는 광고판은 이 별에는 없다. 



작가의 이전글 충치 난 치과의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