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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고인 김종섭 Oct 10. 2022

광고인 모티베이션

작업 욕구는 어디에서 오는가


운동선수들이 승부 근성이 있듯 광고인 역시 마찬가지다. 이 싸움에서 지기 싫을 때가 있다. 도저히 지기 싫을 때, 꼭 이기고 싶을 때는 언제일까.


첫째, 광고인 스스로가 그 브랜드에 설득당했을 때이다. 그 여부는 광고주와 미팅에서 드러난다. 어떤 광고주는 아무리 자신의 브랜드를 자랑해도 와닿지 않는다. 반면, 어떤 브랜드는 조금만 얘기해봐도 브랜드 애착심이 생기기도 한다. 나의 경우,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을 보는 편이다. 왜 브랜드를 보지 않고 사람을 보냐고? 브랜드는 결국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을 닮아가기 마련이니까.


둘째, 브랜드 철학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광고일을 하면서 참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났다. 그중에는 '내가 낸데'라는 식으로 갑질하는 사람도 있었고 한 없이 겸손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철학은 대개 갑질하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정말 겸손하고 세상의 두려움을 알고 시장의 무서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있었다. 무서워할 줄 안다는 것은 사람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브랜드의 철학은 결국 사람을 향하기 마련이다. 그 철학이 느껴지지 않을 때 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셋째, 사람이 돕는 브랜드일 때 모티베이션은 극대화된다. 광고회사를 창업한 후, 정말 재미있는 클라이언트를 만났다. 룸쌀롱에서 광고 의뢰가 들어온 것이다. 신기했다. 보통 이런 업소들은 광고를 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영업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회사가 재미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맡을 수 없는 브랜드였다. 


최근 어떤 광고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되었다. 편지는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20여 년 만에 받아본 것 같다. 그 편지 속에는 위의 세 가지 모두가 들어가 있었다. 그 편지를 다 읽으니 계약서에 0 하나가 더 들어간 듯한 무게감을 주었다. 그런 마음을 확인했는데 어떻게 허투루 광고를 만들 수 있을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나는 그 편지로 인해 작업에 관한 강력한 모티베이션을 느꼈다. 그리고 설득당했다. 이 글을 당장 멈추고 바로 작업에 돌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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