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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Dec 25. 2019

[트렌드] 요즘 핫하다는 화제의 ‘이것’을 먹어봤다

SNS 인싸푸드 5대 천왕 도장 깨기


글·사진 김선화    

 

소떡소떡, 곱창, 김부각 등 식품 시장은 매년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음식 어디 없을까 싶다면? 올바르게 잘 찾아오셨다. SNS에서 요즘 핫하디핫한 열풍을 끄는 인싸푸드 5대 천왕을 소개한다. 과연 인싸푸드는 인싸푸드로서 제구실을 하는 것일까. 맛 검증과 가성비 비교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인싸푸드를 만나봤다.       





진짜가 나타났다. <톰과 제리속 치즈 케이크

<톰과 제리>에서 제리가 에멘탈 치즈를 먹던 걸 기억하는가. 제리가 어찌나 야무진 먹방을 펼치던지 어릴 적 엄마에게 에멘탈 치즈를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제 더는 엄마에게 조르지 않아도 된다. 제리의 에멘탈 치즈를 쏙 빼닮은 케이크가 나왔으니까. 제리 치즈 케이크는 만화 속에서 나온 듯한 실사 비주얼이다. 군데마다 구멍까지 있어서 꽤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치즈가 아닌 치즈를 품은 케이크란 점. 특히 인상적인 건 케이크지만 케이크 시트 부분이 적다. 대신 꾸덕꾸덕한 크림치즈가 케이크 속을 채우고 있다. 속을 감싸는 겉 부분은 화이트 초코로 코팅돼 있는데 오도독 씹을 때마다 달콤하다.

쇼케이스에서 나온 제리 치즈 케이크는 케이크라기보다 아이스크림에 가까운 맛이다. 입에 넣으면 굳이 씹지 않아도 살살 녹는다. 직접 먹어보니 제리가 왜 치즈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참고로 제리 케이크를 더 맛있게 먹으려면 아메리카노는 필수다. 두 조합은 세트처럼 먹어야 한다는 주의다. 아메리카노의 씁쓸함이 치즈의 부드러운 풍미를 더해준다. 제리 케이크 한 조각은 7,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나 인스타그램 사진을 위해서라면 용서되는 가격이다. 맛도 좋고 케이크 자체가 아기자기해 파워 인싸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맛: ★★☆☆☆

  기다림: ☆☆☆☆☆

  인싸력: ★★★★★

  한줄평: 보기 좋은 케이크가 SNS 하기도 좋다. 

    




매운맛에 중독되지 마라마라탕

지인의 인스타가 마라탕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중독이 아닌 흡사 감염에 가까울 정도였다. 이러한 현상이 늘면서 ‘혈중 마라 농도’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많은 사람이 삼시세끼 마라탕만 먹는 모습을 보니까 맛이 궁금해졌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그런데 중국 하면 강한 향신료의 나라 아니던가.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특유의 향신료 때문에 기겁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찰나 들었지만 호기롭게 먹어보기로 했다. 시식은 도전에 가까웠는데 막상 빨간 국물을 한술 뜨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향신료가 가미되어 있지만 먹을 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마라탕을 먹다 보면 혀의 미뢰가 얼얼해지나 참 맛있게 맵다. 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맛의 맵기 조절이 3단계 가능하다.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맛은 2단계다. 신라면 정도의 매운맛으로 다수가 즐겨 찾는 맛이다. 맛 단계를 골랐다면 다음엔 소시지, 팽이버섯, 청경채 등 재료를 취향껏 고르면 된다. 가능하다면 중국 당면도 꼭 드셔보시라. 쫄깃쫄깃한 식감에 흠뻑 빠질지도 모른다. 마라탕은 끓이는 건 주방에서 해주지만 본인이 맛을 개척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전체적으로 호불호 없는 음식에 가깝다.


     맛: ★★★★★

  기다림: ★★★★★

  인싸력: ★★★☆☆

  한줄평: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먹은 사람은 없다.     





달달구리한 마성의 디저트마카롱

‘마’로 시작되는 음식은 다 맛있는 걸까. 마라탕이 매운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마카롱은 달달한 맛이 묘하게 중독적이다. 이탈리아에서 유래되고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마카롱은 어느새 대한민국 국민 간식이 됐다. 자꾸만 손이 가는 마카롱은 알고 보면 의외로 주재료가 단순하다. 달걀 흰자위, 백설탕, 아몬드 가루, 슈가 파우더가 전부. 재료는 단순하지만, 맛의 깊이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과자 부분인 꼬끄는 달콤바삭하면서 쫀득하다. 마카롱은 꼬끄 플레이크만으로도 훌륭한 간식이 된다. 꼬끄 외에 필링도 무시할 순 없다. 필링에 따라 마카롱은 뚱카롱(필링이 두껍게 들어가 뚱뚱한 마카롱)으로 진화한다.   

마카롱은 변신도 무죄다. 인절미, 앙버터, 요거트 등 다채로운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맛뿐만 아니라 색과 모양도 무궁무진하단 점도 매력이다. 식용색소를 섞어 아름다운 마블링을 이루는가 하면 은하수를 담은 우주 마카롱도 있다. 영롱함에 빠져들어 먹기가 아까울 정도. 요즘엔 캐릭터 마카롱도 대세 중 하나인데 귀여워서 먹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당도 높은 맛에 자꾸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달달한 마카롱을 더 맛있게 즐기려면 구매 후 바로 먹기를 추천한다. 크기는 작고 가격은 비싸나 마카롱이 주는 행복은 비교할 수 없다.    

 

      맛: ★★★★☆

  기다림: ★★★☆☆

  인싸력: ★★★☆☆

  한줄평: 입에 대는 순간 월급 텅장은 시간문제.         

 




커피계의 애플블루보틀 음료

프리미엄 커피의 대명사인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했다. 블루보틀은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밀며 승승장구 중이다. 누가 요즘 핫한 인싸푸드 아니랄까 봐 방문한 역삼동 지점엔 앉을 자리 하나 없다. 웨이팅 라인 따라 사람이 붐비는 걸 보면 특별한 맛이 있는 게 분명했다. 내심 기대하며 고른 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주문 후엔 싱글 오리진과 블렌딩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싱글 오리진은 특정 원두만을 사용하는 것을 말하고, 블렌딩은 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조합한다. 개인적으로 다수의 원두가 아닌 원두 하나에 집중하고 싶어서 싱글 오리진을 주문해봤다. 

커피 한 잔 가격은 5,000원. 마들렌 가격 3,500원까지 더하니 2019년 최저시급 수준이다. 한 끼 식사보다 비싸서 “블루보틀 님 나오셨습니다.”라고 불러야겠다. 우리의 한 시간 몸값과 비슷하니 “나오셨다”란 말이 틀린 맞춤법이 아닐지 모른다. 비싼 만큼 맛도 특별할까 먹어봤는데 그다지 특별하진 않다. 다만 흑맥주를 연상케 하는 얇은 유리병에 담겨 고급지긴 하다. 마셔보면 산미가 다소 있으며, 머금으면 구수한 맛도 난다. 맛은 나쁘진 않지만, 가성비 항목에선 살짝 물음표가 떠오른다. 브랜드 후광 효과를 잘 이용했다는 평이다.     


      맛: ★★☆☆☆

  기다림: ★★★★☆

  인싸력: ★★★★☆

  한줄평: 시급이냐 블루보틀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흑당 버블티

고기는 씹어야 제맛이라고 한다. 버블티도 마찬가지다. 씹으면 씹을수록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버블티에 들어가는 버블은 카사바란 식물의 뿌리에서 나온 녹말이다. 개구리알처럼 생겼는데 갓 나온 떡같이 쫀득하다. 빨대로 버블을 쏙쏙 먹을 때마다 이유 모를 희열도 있다. 요즘 음료는 맛도 중요하지만 식감도 중요한 포인트다. 사실 버블티는 예전부터 인기가 있던 음료지만, 최근엔 흑당과 만나 시너지가 더 강력해졌다. 흑당이란 단어에서 흑설탕으로 유추할 수 있겠지만, 알고 보면 흑당을 오인하고 있다. 흑당은 사탕수수즙을 그대로 끓여 만든 것이다. 비정제됐단 점에서 정제된 설탕과 큰 차이가 있다. 

흑당 버블티는 은근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유리잔 벽면에 있는 흑당 농축액이 마치 호랑이 무늬와 닮아 있다. 따라서 단맛이 치우치지 않게끔 밀크티와 제대로 섞어줘야 한다. 잘 섞인 흑당 버블티는 연갈색을 띠며 맛은 달고나를 녹인 듯하다. 마시면 극강의 달콤함이 퍼지는데, 이 맛이 축 처진 기운을 북돋아준다. 자칭 음료 마니아라면 한 번쯤 먹어봐야 할 맛이다. 맛은 물론 포만감도 채워지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흑당 버블티는 울적하거나 힘들 때 먹기를 권한다. 때론 열 마디 위로보다 한 잔의 흑당 버블티가 마음이 다독인다.   


      맛: ★★★★☆

  기다림: ★★☆☆☆

  인싸력: ★★★☆☆

  한줄평: 힘들 땐 흑당 버블티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위 글은 빅이슈 11월호 21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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