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빅이슈코리아 May 04. 2020

[빅이슈] 힘들 때 손잡아준 독자들 고마워요

임진희 전 빅판


글. 양수복 

사진. 김화경



전 빅이슈 판매원 임진희 씨는 《빅이슈》의 산증인이나 마찬가지다. 고대역, 강남역, 잠실역, 선릉역, 용산역을 거쳐 8년간 《빅이슈》 판매원으로 일했고, 홈리스 월드컵과 발레단에도 참여한 대표 얼굴이다.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분리수거를 하는 일이에요. 주민들이 배출한 쓰레기를 차에 실어 처리장으로 가져가서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것들을 작업해요. 매주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처리장에 가는데 요새는 코로나19 때문에 안 하고 있고, 월요일과 목요일 야간에 재활용 쓰레기 상하차 작업만 해요.      


힘들진 않으세요.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주민들이 잘 분리해줘서 괜찮아요.      


일의 장점은요?

일 안 하는 평일에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빅판으로 일할 땐 밤 12시 다 돼 집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지난해 이 일을 시작한 뒤엔 퇴근하고 야구장에 자주 갔어요. 야구 보려고 빅판 그만둔 것 같기도 해요. (웃음) 두산 베어스 팬인데 지난해 우승해서 좋았어요. 


빅이슈와 함께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장 변한 점은 무엇일까요

전엔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말도 못 붙였죠. 처음엔 거리에서 책 들고 뭐 하는 짓인가 싶어 창피했는데, 한두 달 하다 보니 익숙해지더군요. 인내력도 생겼어요. 이거 안 하면 노숙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노숙하느니 얼굴에 철판 깔고 살아가자.’ 하고 인내력이 생기더라고요.


임대주택에서 사는 건 어떠세요.

이사 온 지 2년쯤 됐어요. 영등포 쪽 LH 임대주택에 살다가 불이 나서 지금 사는 데로 옮겼는데, 월세는 조금 더 비싸도 풀옵션이라 혼자 살기 좋아요. 올여름에 재계약할 거예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나요

고대역에 있을 때 판매하다 말고 고대 학생들이랑 고연전을 본 일이 기억나요. 저는 연고전이라고 안 해요. 고연전이라고 해요. (웃음) 학생들이 학교 점퍼나 티셔츠를 주기도 했어요. 또 빅돔 했던 친구도 기억나요. 제가 잠실역에 있을 때부터 선릉역, 용산역으로 옮긴 후에도 계속 수요일마다 와줬어요. 참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현재 빅판 분들께 응원을 보내주신다면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들 텐데 인내력으로 버티면 나중에 잘되는 날이 올 거예요. 힘들어도 열심히 버티면서 살아가길 바랄게요. 


위 글은 빅이슈 5월호 2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디토리얼] My Favorite Thing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