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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Jun 30. 2020

[뮤직] 눈부신 꿈결의 향연

신해경 <속꿈, 속꿈>


글. 블록     



아는 사람은 아는,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기대를 모았던 신해경이 <속꿈, 속꿈>을 발표했다. 그는 과거 다른 이름으로 몇 개의 작품을 발표하다, 이후 신해경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 2월 22일에 EP <나의 가역반응>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식상한 비유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다. <나의 가역반응>이 들려줬던, 그리고 이 작품이 만들었던 세계는 아름다웠다. 친숙하면서도 잘 짜인 멜로디와 신해경만의 공간감, 예쁘게 쌓인 여러 사운드는 팝 음악과 록 음악 사이 그 어딘가에 있었다. 앨범 리뷰와 인터뷰가 숱하게 나왔고, 공연도 제법 많이 진행됐으며 ‘네이버 온스테이지’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그를 불렀다.


이후 몇 개의 싱글을 발표한 뒤, 3년이 지난 지금 그는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돌아온(?) 신해경의 정규 앨범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고 또 감상한다. 과거의 작품과 현재의 작품이 별개인 듯한 인상이 있지만, 알고 보면 전작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타이틀 ‘모두 주세요’로 시작된 <나의 가역반응>은, ‘화학평형’이라는 마지막 트랙에서 <속꿈, 속꿈> 속 ‘회상’과 ‘그 후’로 이어진다. (중략)


세상은 속아도 꿈결

포크라노스와의 인터뷰 ‘신해경의 처음, <나의 가역반응>’을 읽어보면, 그의 첫 앨범 <나의 가역반응>이 어떤 과정을 통해 <속꿈, 속꿈>으로 오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또한 아트워크를 맡은 사진가 하혜리의 코멘터리도 인상적이다. 신해경이라는 이름은 시인 이상의 본명인 ‘김해경’에서 따왔다고 한다. 싱글 ‘그대의 꿈결’ 소개엔 ‘속아도, 속여도 그대의 꿈결’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상의 소설 <봉별기>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질러 버려라 운운.’ <속꿈, 속꿈>은 신해경이라는 음악가가 만든, 신해경의 음악이지만 신해경이 만든 어떤 세계이기도 하다. 정규 앨범 한 장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앨범에 있는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권해본다.     


블럭(박준우)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위 글은 빅이슈 7월호 2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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