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whalestar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것들. 여름방학, 초록초록해지는 가로수와 산들, 남의 집 담장 밑으로 흐드러진 주홍빛의 능소화, 솜을 띄워놓은 것 같은 하트 모양의 구름,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경계가 사라지는 해안선, 바다의 짠내와 청명한 웃음소리, 얼음 잔에 거품이 흘러내리는 라거 맥주와 얼음을 띄운 탄산수, “수바악~”을 반복하며 골목을 누비는 수박 장수 아저씨의 목소리, 그 모든 냄새와 풍경과 소리와 기억들이 우리의 여름을 수놓는다.
여름의 영화 <중경삼림>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사람은 변한다. 어제 파인애플을 좋아했던 사람이 오늘은 아닐 수 있다.” 여름을 사랑했던 사람이 여름을 싫어하게 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여름을 못 견디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여름은 어떤 색깔인가요.